[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7일의 왕비'는 유승호의 철옹성을 뚫을 수 있을까.
현재 지상파 3사 수목 대전은 MBC 수목극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가 승기를 쥐고 있다. '군주'는 조선시대 이야기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을 옮겨 놓은 듯한 전개와 유승호 김소현 엘(인피니트) 등 출연진의 열연이 더해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군주'의 상승세에 같은 시기 출격한 SBS '수상한 파트너'는 맥을 못 추고, 일찌감치 수목극 1위에 올랐던 KBS2 '추리의 여왕'도 2위로 내려앉아야 했다. 이런 가운데 '추리의 여왕' 후속으로 시작되는 '7일의 왕비'가 판을 뒤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의 왕비'는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스 사극 드라마다. '군주'와는 픽션 로맨스 사극을 표방했다는 점, 역사적으로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이 겹친다. 하지만 '7일의 왕비'와 '군주'는 분명히 결이 다른 작품이다. '군주'가 조선시대 '왕좌의 게임'과 같은 정치 싸움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적 사랑과 '왕자와 거지' 같은 신분 이야기를 버무린 구도를 보인다면 '7일의 왕비'는 치명적인 궁중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다.
배우들과 제작진도 조금 더 무게와 내공이 있다. 연출을 맡은 이정섭PD는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 '힐러' '동네변호사 조들호1' 등을 연출한 감각있는 PD다. 여기에 연우진 박민영 이동건이 합을 맞춘다. 멜로 연기에 탁월한 강점이 있는 배우들인 만큼 이들이 풀어낼 궁중 삼각 로맨스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대를 모은다. 황찬성(2PM) 손은서 등 신선한 얼굴들과 도지원 강신일 장현성 등 베테랑들이 일궈낼 시너지 또한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다.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패리얼팰리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정섭PD는 "치마바위 전설로 알려진 단경왕후의 사랑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상상력을 가미했다. 깨끗한 '소나기' 느낌의 사랑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와 과거의 나이, 혹은 혈연 개념이 많이 다른 것 같다. 조선시대 왕족들의 혼례나 혈연 관계의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으로 판단하기에는 조금 어려웠다. 연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있더라. 역사 왜곡에 대한 고민보다는 이야기의 소재를 어떻게 하면 개연성 있게 만들어낼까가 숙제였다. 다행히 우리 작가가 시놉시스만 책 한 권을 만들어놨다. 그 이야기를 잘 따라가면 개연성 있는 사랑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연산의 상처를 같이 고민하고 아파할 수 있는 드라마로 사랑 받을 수 있겠다는 믿음으로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의 이미지와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싶었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고 특히 연산은 기존의 것과는 다른 광기와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원했다. 우리 드라마가 '공주의 남자' 등을 이을 로맨스 사극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사실 그것과는 다르다. 그냥 2017년 가슴 저린 사랑이야기를 전해드리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수상한 파트너'는 '힐러'를 같이했던 지창욱이 출연하고 있고, '군주'는 '제빵왕 김탁구'를 같이 했던 김소현이 출연한다. 다 가족 같다. '쾌도 홍길동' 이후 10년 만에 사극을 찍는데 굉장히 힘들고 어렵더라. '군주'도 힘들게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하에 서로 아무런 사고 없이 작품을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당면 과제는 감정의 밀도가 높은 대본을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지다. 다른 드라마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장면과 감정이 표현돼 있다. 하나하나 집중하며 만들어내고 있다. 시청자분들에게 새로운 감정과 이야기로 다가가 감동을 이끌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박시은은 "처음 캐스팅이 된 뒤 부담도 됐고 걱정도 많았다.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어떻게 하면 더 사랑스러워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내 연기를 통해 어린시절의 채경이 성장하는 모습들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연우진은 "성인이 된 뒤 정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걸 어떻게 하면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박민영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없고 가족과 사랑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여자의 내적 고민에 초점을 맞추고 심리를 표현하려 했다"고, 이동건은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었다. 늘 변화와 새로움을 꿈꾸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연기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도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설렌다"고 전했다.
도지원은 "오랜만의 사극이다. 좋은 드라마에 합류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이다. 자순대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생각했다 20부작 안에서 모성애를 많이 표현하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7일의 왕비'는 31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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