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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③] 유상무 "SNS 중독? 팬들과 소통 내겐 항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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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연이어 찾아온 악재 속에서도 유상무는 늘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아 더 눈길을 끌었다.

그는 수술 당일까지도 팬들의 걱정을 씻어내는 안부 인사를 전했고, 수술 이후에도 꾸준히 근황을 전해 왔다, 쉬어도 될 법한데 팬들과 소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서 저런 기운이 나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유상무는 SNS에 많은 시간을 투자 하고 있다. 비단 콘텐츠 사업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이 자신이 살아가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건가?

▶플랫폼 사업하고 콘텐츠 제작을 하고 있어요. 개그맨들이 설 무대를 만들고 싶었죠. 제가 출연은 못해도 연출자로서는 일 할 수 있으니까요. SNS 라이브 방송을 만들어서 동료 후배들과 의기투합해 시작했죠. 요즘은 미디어 환경이 바뀌어서 꼭 TV가 아니더라도 SNS를 잘 활용하면 각광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피라미드 구조 상위에 있는 친구들이야 러브콜이 끊이지 않지만, 연봉 몇 백만원 수준으로 힘들게 버티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래서 온라인 방송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서 나중에는 SNS 코미디까지 할 수 있게 되는데 제 바람이에요

-온라인 방송을 하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줄을 몰랐다.

▶제가 SNS 관종이었잖아요. 하하. 공부를 많이 했어요. 설립한지 6개월인데 벌써 팔로워가 40만명 정도 돼요. 그분들은 제가 운영하고 있는거 다 알죠. 절 '대장님'이라고 불러요.

-왜 '대장님'인가?

▶처음에는 대표님이라고 부르다가 제가 대장암에 걸리고 어쩌다보니, 중의적으로 '대장님'이라 불리게 됐어요. 그래서 결국 대표실도 대장실로 바뀌었어요.(웃음)

-힘든 일이 많았는데 유머와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게 대단하다.

▶제가 개그맨이잖아요. 암도 웃음으로 이겨내고 싶었어요. 영화 '패치 아담스'를 보면서 저렇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을 달리하면, 제가 암을 겪었기 때문에 암환자들에게 더 진심어린 응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된거죠. 그리고 '아프다'는 인식이 있으면 저를 보고 더 이상 사람들이 웃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더 밝은 모습 보여드리려 하죠.

-콘텐츠 관련 일은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원래 회사 이름이 '상무기획'이었어요. 재작년에 만들었는데 제가 사건에 휘말리면서 어쩔 수 없이 폐업을 했어요. 쉬는 동안 꾸준히 준비해서 지난해 10월 서로미디어라는 법인을 설립하게 됐어요. 개그맨들의 회사를 만들고 싶었죠. 저는 개그맨들에게 작가, 연출, 진행을 모두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믿어요. 그때 장동민 형, 유세윤, 양세형 많은 도움을 줬죠. 그리고 정태호, 허안나, 장도연, 박성광, 박영진, 김경진, 이상준이 라이브 방송으로 시청자들 만나고 있어요.

-온라인 방송에서 주로 무엇을 다루나?

▶예를 들어 제가 갑자기 이상준에게 전화를 걸어서 급히 100만원 빌리기에 도전 하는거예요. 통화 내용을 거의 편집도 안 하고 SNS에 올리죠. 일주일도 안 돼서 조회수가 160만 나와요. 개그맨들 몇 명 모이면 예능 하나 금방 나오거든요. 개그맨들이 설 무대가 점점 줄어들잖아요. 이렇게 새로운 길을 닦아서 자리잡으면 더 많은 후배들 부를 수 있죠. 그럼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테고요. '장비랑 제작비 지원할테니 하고 싶은 방송 마음껏 해 봐'라고 하는게 꿈이예요.

-SNS 중독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겠다.

▶저는 온라인 방송을 취미처럼 해요. 방송을 안 하면 죽을거 같고, 태생이 개그맨이니까요. 대신 홍보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저 꾸준히 와주는 친구들과 소통이 목적이죠. 예전에는 팬의 소중함을 몰랐는데 지금은 그들이 제 삶의 큰 힘이에요. SNS로 일일이 글을 달아 주고 싶어도 한계가 있잖아요. 근데 온라인 방송하면 시청하러 모이니까 동시에 여러 사람과 이야기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힘들어도 SNS를 하고 온라인 방송도 하게 돼요. 저한테는 그게 항암제예요.

-다른 병도 아닌 암인데, 일보다는 좀 쉬어야 하는게 아닌가?

▶솔직히 불안해요. 제가 암이 작은데도 급속하게 전이가 된 경우라, 재발도 쉬울까봐 무섭죠. 지금도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속이 계속 메스꺼워요. 찬걸 먹으면 갑자기 통증이 오고, 항암제 맞고 나면 뼈가 시리고 햇빛을 보면 어지러워요. 항암치료를 받을 수록 점점 더 힘들어질거예요. 그래도 암 때문에 하던 일을 다 놓아버리고 싶지 않아요. 식단 조절하고 운동도 하고, 건강은 더 신경쓰고 있지만 제가 하는 일은 계속 하고 싶어요. 무리만 하지 않으려고요. 지금은 그저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좋아요.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