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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②] 유상무 "대장암, 유세윤에 처음 고백...나보다 더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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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주위 사람들의 진가는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드러나는 법이다.

유상무의 경우에도 연이어 덮친 악재는, 물론 다시 없어야 할 고통이었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은인들의 존재를 깨닫는 기회이기도 했다.

특히 오랜세월을 함께 한 동료 유세윤은 투병 사실을 사장 먼저 털어 놨을 정도로 유상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었다.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준 어머니, 그리고 가장 어려울 때 그에게 손을 내밀어준 지인들은 평생을 지켜야 할 소중한 재산이다.

-암이란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된건가?

▶대장암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더라고요. 증세가 나타나면 대부분 3기라네요. 저는 그나마 증상도 없었어요. 하지만 가족력도 있고 해서 2년에 한 번씩은 검진을 받고 있었거든요. 이번엔 여러 사정상 좀 늦게 검진을 받게 됐는데 다행이 그때 발견한거죠. 발병 1년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3기라니, 굉장히 급속히 진행이 된 경우라네요.

-처음 판정을 받았을 때 심경이 어땠는지 물어도 될까.

▶검사 받은 뒤 병원에서 저한테 '보호자는 없느냐'고 하더라고요. 뭔가 이상했죠. 괜찮으니 말해달라 했더니 악성 종양이 발견됐고 아무래도 암인거 같다고. 처음엔 별로 안 놀랐고 덤덤했어요. 근데 조직검사 받고 나서부터 무서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일주일 후 조직 검사 결과가 나오고, 다시 CT 촬영 결과 나오기까지 열흘 정도 걸렸어요. 그 하루 하루가 지옥이었죠.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더군요. '이렇게 끝나면 안 되는데',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죠. 두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열심히 살겠다고 빌었어요.

-가족이나 친구한테 어떻게 알렸나.

▶CT 촬영을 하는 날 처음으로 유세윤한테 말했어요. 장동민 형은 개인적으로도 힘든 일이 많은 상황이어서 선뜻 말하기 어려웠죠. 근데 혼자가기는 무서워서... 세윤이가 이른 아침인데도 검사 받을 때 와주고, 결과 나올 때도 같이 있어줬어요. 대장암 3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세윤이가 저보다 더 떨더라고요... 그 이후에 어머니한테도 말씀드렸는데 걱정했던거보다 덤덤하셨어요. 사실 어머니가 유방암이셨는데 이겨내셨거든요. '나도 이겨내셨으니 너도 이겨내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어머니가 참 대단하시다.

▶어머니가 이번 일 겪으면서 한 30년은 늙으신거 같아요. 저한테 '돈 안 벌어도 되고 다 필요없으니 그저 건강하기만 하라'고 하시더군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제가 어머니까지 죄인으로 만들었잖아요. 그래도 힘든 기색 하나 안 내시고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셨는데... 무혐의 판결이 나고나서 많이 우셨어요.

-미안한 사람이 많지만, 힘이 돼 준 고마운 사람들도 많을 듯하다.

▶세윤이가 정말 큰 의지가 됐어요. 소속사 대표님도 정말 진면목을 봤고, 직원분들 다 너무 감사하고요. 양세형도 한창 바쁠 때인데 제가 힘든 일 겪고 있으니까 같이 낚시 가자고 먼저 손 내밀어줬어요. 그리고 제가 정말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자괴감에 빠져 있을 때, 티켓 몬스터 신현성 대표님 믿어주고 기회를 줬죠. 지금 서로미디어 만드는데 조언과 응원 많이 해주고 제 열정을 높이 사줬어요. 동민 형도 제가 일 시작할 때 도움을 많이 줬죠. 병문안 와준 분들, 계속 응원해 준 팬들이며.... 고마운 분들을 이루다 말 할 수가 없어요.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