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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종영③]윤균상·김지석·채수빈·이하늬, 네 배우의 인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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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주연배우들의 인생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진창규, 극본 황진영, 이하 '역적')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드라마를 이끈 네 명의 주연, 윤균상, 김지석, 채수빈, 이하늬의 열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윤균상은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힘 센 장수에서 백성을 구하는 '의적'이 되는 홍길동의 성장을 통해 배우 윤균상의 성장까지 제대로 보여줬다. 앞서 데뷔 5년 만에 드라마의 타이틀롤을 꿰찬 그가 30부작 사극의 주인공으로 나선다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윤균상은 '인생 캐릭터'라는 평을 받을 만큼 자연스러운 사투리, 몰입감을 주는 감정연기, 동료배우들과의 호흡, 시원시원한 액션까지 완벽하게 선보이며 방영 전, 받았던 우려를 호평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또한 그는 매회 시청자들에게 팽팽한 긴장감은 물론, 몰입도까지 한껏 올리며 김상중의 퇴장 이후에도 시청률을 사로잡은 주역이 됐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의연한 리더의 모습과 현실에 필요한 백성들의 울분을 보며 정신적 각성을 해나가는 모습 등을 세밀하게 잘 표현하며 보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은 물론, 극을 장악해가며 홍길동을 입체감 있게 그려냈다.

김지석은 앞서 수많은 작품에서 그려졌던 연산군을 자신만의 새로운 인물로 그려냈다. 극 초중반까지 유약한 모습을 보였던 연산군의 광기가 제대로 폭발하면서 보여준 폭군 연기는 소름이 끼쳤을 정도. 또한,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눈물을 쏟으면서 안타까움과 측은함을 자아내다가도 정도를 모르는 잔혹한 폭군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뿐만 아니라 백성에게 추앙받는 홍길동을 향한 질투, 폭정을 일삼으면서도 뒤에서는 누군가 자신을 해꼬지할까 두려워 벌벌 떠는 모습까지 연산군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전작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tvN '또 오해영'이나 고정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등에서 보여줬던 유쾌하고 장난기 어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채수빈은 홍길동에 대한 사랑으로 목숨을 거는 열녀로서 또 한번 시청자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눈빛과 굳은 심지로 조선시대의 열녀 가령 캐릭터를 그려낸 것. 연산의 귀를 깨물며 홍길동의 죽음에 대한 원망을 퍼부을 수 있는 배짱을 보여주거나 그토록 사랑했던 낭군의 발목을 잡을까 죽음을 불사하는 기개를 드러내는 등 입체적인 캐릭텨 표현을 통해 홍길동과 가령의 사랑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그려낼 수 있도록 해줬다.'역적'에서 이하늬가 연기한 장녹수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길동을 향한 연정을 누르고 연산과 연을 맺은 인물. 역사에 기록된 장녹수의 흔적을 충실히 좇아가면서도 전혀 새로운 해석으로 쌓아 올려 전에 없었던 기구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 이 장녹수를 다층적으로 살려내고 있는 이하늬의 연기는 가히 압권이었다. 서울대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한 특기를 한껏 살려 장녹수의 예인적 면모를 완벽히 살려내고 있다. 수려하게 노래 가락을 뽑아내는 이하늬의 모습은 시청자의 넋을 나가게 하기 충분했다.춤과 노래 뿐 아니라 감정 연기도 화제를 모았다. 관기의 딸로 태어나 어머니의 처절했던 삶을 그대로 밟을 수 밖에 없었던 그녀가 기생이 될 수밖에 없었던 아픈 상처를 털어놓는 장면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고 길동을 향한 오모한 마음을 섬세한 표정과 눈빛만으로 표현해냈다.

한편,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렸다. 후속작 '파수꾼'은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