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과 상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상주시민운동장. 경기 내내 매서운 바람이 불었다. 바람의 영향 때문에 선수들이 공의 방향을 놓칠 정도였다.
어수선한 경기 분위기. 이날 경기를 앞둔 두 팀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양팀 모두 마음 급한 상황이었다. 홈팀 상주는 인천과 제주에 잇달아 패하며 2연패 중이었다. 서울은 10라운드 포항 원정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긴 상황. 여기에 주축 선수 일부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흔들리고 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경기에 앞서 양팀 감독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 "이번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급한 마음은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홈 팬들의 응원을 받은 상주는 김성준과 유준수의 골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윤승원과 박주영의 연속골로 균형을 맞췄다. 일진일퇴의 공방.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승부는 2대2로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양팀 사령탑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득점 뒤 곧바로 실점한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황선홍 서울 감독 역시 "상당히 어수선한 경기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무승부로 상주는 3경기, 서울은 2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문제는 다음이다. 두 팀은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다음 주중에는 KEB하나은행 FA컵, 주말에는 K리그 12라운드를 치른다.
상대도 만만치 않다. 상주는 부천과 FA컵을 치른 뒤 수원과 대결한다. 서울은 FA컵에서 부산을 상대한 뒤 강원과 맞붙는다. 양팀 감독의 머릿속이 더욱 복잡한 이유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다가오는 K리그와 FA컵은 투 트랙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리그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며 점검했다. 앞으로는 우리가 더욱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 감독 역시 "일단은 경기가 연달아 치러지는 만큼 체력적으로 빨리 회복하는게 중요하다"며 "공격진을 어떻게 구성해야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상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