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뒷문이 '임창용과 아이들'로 재편된다.
임창용이 다시 '마무리' 명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KIA 김기태 감독은 앞으로의 마무리 운용에 대해 '마무리 임창용'이라고 확답을 피하면서도 계속되는 질문에 "이제 다시 임창용이 마무리라고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임창용은 개막 시리즈 마무리로 투입됐으나 좋지 않은 구위로 수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김 감독의 눈 밖에 났었다. 결국 지난달 9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마무리 자리가 아닌 계투로 투입돼야 했다. 김 감독은 한승혁을 필두로 심동섭, 김윤동 등을 새 마무리로 시험했다. 선발로 키우던 김윤동이 오히려 뒤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보이며 KIA는 불안한 가운데도 차곡차곡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그 사이 임창용도 자존심을 내려놓고 불펜에서 구위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 힘을 한 번에 폭발시켰다.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에 모두 등판해 1승 2세이브를 기록했다. 성적도 성적이거니와 특유의 '뱀직구'가 되살아났다. 구위를 회복한 베테랑 마무리를 그냥 둘 수 없다. 결국 김 감독이 임창용의 노력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사실 1달(임창용의 회복기간) 봤다. 그런데 딱 맞게 돌아왔다"고 말하며 "대단한 투수 아닌가. 지난 공로도 인정을 해줘야 했다. 그래서 기다렸다. 그리고 임창용도 자존심을 내려놨다. 마음 고생 많이 했을 것이다. 그래도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에 믿음이 있고 대화가 됐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베테랑 투수라고 마무리에서 불펜 이동에 상처를 입어 대충 경기하고 훈련했다면 뚝심의 김 감독이 외면을 했겠지만,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준 임창용에게 다시 믿음을 보이게 된 것이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좋아지며 우리 불펜 전체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매경기 마무리로 나서기는 힘들 것이다. 그 때는 김윤동, 심동섭 등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 2군에 가있는 한승혁과 홍건희도 좋아졌다는 소식이다. 곧 복귀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중심을 잡아주면, 젊은 투수들도 부담을 덜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다시 한 번 임창용 상승세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