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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복 사령탑' 노상래 전남 감독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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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가슴에 전남의 로고가 박힌 감색 트레이닝복. 어느새 노상래 전남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노 감독은 지난달 치른 대구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원정경기부터 벌써 다섯 경기 째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이유는 있었다. 노 감독이 감색 트레이닝복을 처음 꺼내들었던 때만 해도 전남은 4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팀이 위기에 빠지자 노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트레이닝복을 입고 벤치에 앉았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전남은 기나긴 개막 5연패를 끊고 신바람 3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노 감독은 '여전히' 감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노 감독은 또 다시 감색 트레이닝복을 꺼내 입었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노 감독은 "매 경기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계속 입으려고 한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노 감독이 본 전남은 여전히 위기였기 때문이다.

전남은 올 시즌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양준아 박대한은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지 오래다. 여기에 김영욱 이지남 허용준 등도 컨디션 난조로 흔들리고 있다. 노 감독은 "비시즌부터 고민했던 것이다. 우리 팀은 올 시즌 선수들이 다 함께 모여 훈련한 적이 없다. 일부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나갔다 돌아오면 또 다른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남은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에 엔트리를 채우는 것조차 버거웠다. 게다가 한찬희 이유현이 20세 이하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 중인 이지남이 경기장에 동행한 이유다.

하지만 노 감독의 한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선발 출격한 고태원이 전반 8분 만에 발목 부상을 입고 벤치로 물러났다. 고태원은 경기 뒤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노 감독은 "아이싱을 하고 있다. 자세한 것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 또 부상. 그야말로 '부상병동' 전남은 7일 순천팔마경기장에서 광주와 10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노 감독은 "아픈 선수가 많은데, 일단 부상 선수를 잘 파악한 뒤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