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서 끝내고 싶다." vs "방법을 찾겠다."
안양 KGC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챔피언결정전이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다. KGC가 5차전 승리하며 통합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러나 삼성도 포기할 때가 아니다. 2일 홈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6차전만 승리하면 다시 기회가 생긴다. KGC 김승기 감독은 "잠실에서 끝내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6차전에는 이것저것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양팀의 운명을 가를 6차전 변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KGC의 타일러 승부수, 득 될까 독 될까
KGC는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경기를 외국인 선수 1명으로 치렀다. 키퍼 사익스의 부상 때문. 6차전부터는 새 외국인 선수 마이크 테일러가 합류한다. 경기 향방을 완전히 바꿀 핵심 변수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테일러 합류를 경계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으로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인 걸 잘 알고있기 때문. 이 감독은 "잘하더라. 외곽슛이 좋고 왼쪽, 오른쪽 안가리고 돌파한다. 2대2 플레이도 좋다. 사익스와 비슷하 스타일인데, 슛은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카우트팀 평가도 매우 좋더라. 그 설명만 들으면 우리가 막지 못할 선수"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 감독은 "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면 선수 교체를 고려해봤을 것"이라고 하며 "팀 플레이가 변수다. 타일러와 KGC 농구의 궁합이 잘 맞으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KGC 김승기 감독은 "타일러는 상황을 봐가며 투입할 것이다. 맞지 않으면 많은 시간을 줄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정현과 데이비드 사이먼에 대한 공격 과부하가 심하다. 이를 풀어줘야 한다"며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5차전 외국인 선수 1명으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KGC이기에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선택은 김승기 감독의 몫이다.
▶이상민 감독, 진짜 심판대에 오르다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 10경기, 그리고 챔피언결정전 5경기를 치른 삼성 선수들은 지칠대로 지쳐있다. 5차전에서 그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철인' 리카르도 라틀리프도 힘들어했다. 이 감독은 "본인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괜찮겠느냐. 많이 힘들 것"이라며 걱정했다.
발이 무뎌지니 수비가 안됐다. 초반부터 KGC 선수들의 2대2 플레이와 커트인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 감독은 "득점을 너무 쉽게 줬다"고 5차전을 돌이켰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 이 감독은 "6차전은 이것저것 변화를 주겠다.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지친 선수들의 힘을 갑자기 끌어올릴 수는 없다.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상대를 막을 수 있는 수비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 또, 출전 시간과 공격 분배도 중요하다. 특히, 팀의 기둥 라틀리프 관리를 잘해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5차전 지나치게 라틀리프 위주의 공격이 진행되니 선수 체력은 떨어지고, 공격 성공률은 떨어졌다.
6강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이 감독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여러 난관을 잘 극복해왔다. 이제 마지막이다. 이 감독의 전술만이 삼성을 살릴 수 있다. 감독 이상민의 능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