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 한다는 게 첫번째였다."FC서울 히어로 윤일록은 "우선 라이벌 경기라 신중하게 임했다. 감독님이 수비적으로 안정이 돼야 한다고 했다. 선제골을 넣다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선수들이 꼭 이겨야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 처음 홍염이 피어올라서 경기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선수들끼리 이겨야 한다는 얘기를 첫번째로 했다"고 말했다.
장신 공격수 심우연과 함께 뛴 것에 대해선 "심우연 형이 공중볼이 강했다. 잘 풀렸다"고 말했다.
FC서울과 FC안양의 사상 첫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경기 전 분위기는 과열 양상이었다. 안양 선수단엔 전운이 감돌았다. 안양 팬들의 응원 목소리는 우렁찼다. 또 그들이 경기 직전 피운 홍염 연기가 서울월드컵경기장 하늘의 거의 절반을 뒤덮기도 했다. 안양 구단은 13년 전인 2004년 연고지 안양시를 떠난 후 서울시에 새로 정착한 FC서울에 매서운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경기력에서 서울이 앞섰다. 서울은 2016년 K리그 클래식(1부) 챔피언이다. 2017시즌 클래식 시즌 초반 고전하면서도 4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2013년 창단된 안양은 챌린지(2부)에 참가하고 있다.
서울이 안양을 제압, FA컵 16강에 진출했다.
서울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안양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윤일록의 전반 2골로 주도권을 잡았다. 윤일록은 전반 27분 이상호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어 결승골을 터트렸다. 1-0으로 앞선 서울은 전반 35분 윤일록의 추가골로 더 달아났다. 서울 쪽에 상대 골키퍼 실수가 더해진 행운이 따랐다. 윤일록이 골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때린 땅볼슛은 안양 골키퍼 김민식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굴러갔다. 김민식이 선 각도가 좋지 않았다.
서울은 다가올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감안해 베스트 멤버를 내지 않았다. 데얀 고요한 마우링요 황기욱 등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반면 안양은 가용할 수 있는 최강 멤버를 냈다. 서울은 전반 초반, 상대의 압박에 고전했다. 그러나 전반 15분 이후부터 안양의 중원 압박이 느슨해졌고 허리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윤일록의 빼어난 골결정력까지 발휘되면서 서울은 전의를 불태운 안양을 일찍 잠재웠다.
서울은 중앙 수비수 곽태휘가 부상(종아리)에서 돌아와 후반 오스마르와 교체로 첫 출전했다. 안양은 후반 김민균과 정재희의 슈팅이 서울 골키퍼 유 현의 선방에 막혀 아쉬웠다. 윤일록은 후반 34분 슈팅이 김민식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며 해트트릭을 기록하지 못했다.
서울은 22일 인천과 클래식 경기를, 26일 상하이 상강(중국)과 ACL(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상암=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