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관건은 로맨스다.
수목극 절대 강자였던 KBS2 '김과장'이 떠나고 후속작인 '추리의 여왕'과 MBC '자체발광 오피스', 그리고 SBS '사임당, 빛의 일기'가 맞붙게 됐다. 5일 1차전 결과는 '추리의 여왕'의 승리였다. '추리의 여왕'은 첫 방송부터 11.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극 1위로 치고 올라왔다. 동시간대 방송된 '사임당, 빛의 일기'는 9.4%, '자체발광 오피스'는 7.4%의 시청률을 보였다.
그렇다면 6일 2차전 결과는 어떨까.
일단 '사임당, 빛의 일기'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이미 2월 15일 방송된 7회부터 한달 넘게 9~10%대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의 고정 팬층을 확보하긴 했지만 더이상 새로운 시청층의 유입도 없었다는 얘기다. 또 유일한 사극이라는 장르 특성이 있어 '사임당, 빛의 일기'는 큰 등락폭 없이 꾸준한 성적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질적인 시청률 싸움은 '추리의 여왕'과 '자체발광 오피스'이 벌일 가능성이 높다.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는 로맨스의 유무다.
'추리의 여왕'은 첫회부터 유설옥(최강희)을 유부녀로 설정, 남녀 주인공 간 러브라인에 대한 기대를 사전에 끊어놨다. 대신 4차원 아줌마 탐정 유설옥과 열혈 형사 하완승(권상우)의 활약을 그리며 주목도를 높였다. '추리의 여왕'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호의적이다. 주연 배우들과 캐릭터 간에 싱크로율이 높고 기존에 보지 못했던 장르라는 점에서 호평을 보냈다. 또 잔인하고 소름 끼치는 장르물이 아니라 밝고 경쾌한 추리극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다소 전개가 산만하고 늘어지며 장르물이라고 하기엔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약점만 극복한다면 '김과장'에 못지 않은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월 15일 3.8%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작품은 4회부터 5.2%로 시청률이 상승하더니 5회 5.4%, 6회 6%, 7회 7.4%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이는 '역주행 드라마'의 대표격인 '쇼핑왕 루이'를 연상케 하는 기록이다. '쇼핑왕 루이' 역시 5.6%의 저조한 시청률로 수목극 꼴찌로 출발했지만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하더니 7회만에 10%까지 시청률이 껑충 뛰어오르며 수목극 1위를 탈환한 바 있다.
또 '자체발광 오피스'는 오피스 드라마라는 강점이 있다. 오피스 드라마는 직장인, 혹은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로 손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체발광 오피스' 역시 직장을 사수하기 위한 계약직 직원의 고군분투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여기에 고아성과 하석진의 러브라인까지 시작됐다.
과연 수목극 2차전 결과는 어떻게 될까. '기승전멜로'라는 한국 드라마 공식을 탈피한 '추리의 여왕'이 왕좌를 지킬까, 아니면 장르물에 지친 시청자의 마음을 달달하게 녹여줄 멜로로 무장한 '자체발광 오피스'가 2차 도약에 성공할까. 치열한 수목극 접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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