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27·메디힐)이 무려 2년8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4언더파 68타의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렉시 톰슨(미국)과 함께 돌입한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에 입 맞췄다.
2012년 US오픈 우승으로 신인왕을 거머쥔 유소연은 이후 '꾸준함의 대명사'란 별명을 얻었지만 2014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후 우승을 더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준우승을 거뒀던 유소연은 지난달 KIA 클래식에서도 공동 2위에 랭크됐다. 우승없이 시즌 상금 선두를 달리던 유소연은 드디어 '한'을 풀었다. 시즌 다섯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신고했다.
행운도 따랐다. 이날 12번 홀까지 3타차 선두를 달리던 톰슨이 뜻밖의 4벌타를 받았다. 3라운드 17번 홀(파3)에서 볼 마크를 볼과 일직선상에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2벌타를 받은 톰슨은 스코어카드도 오기한 것이 인정돼 5위로 내려앉았다. 톰슨은 눈물을 흘렸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시 선두권에 따라붙어 결국 연장까지 승부를 몰고갔다.
하지만 톰슨의 행운은 여기까지였다. 유소연의 마지막 집중력이 빛났다. 18번 홀(파5)에서 펼쳐진 연장 첫 홀에서 유소연은 티샷을 좋은 곳으로 보냈다. 이어 221야드에서 친 두 번째 페이드 샷이 오른쪽 헤저드 쪽으로 향했지만 다행히 물에 빠지지 않았다. 반면 톰슨은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다소 홀 컵과 먼 곳에 위치했다.
퍼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톰슨은 버디 퍼트가 짧았지만 유소연은 칩 인 이글을 홀 컵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 우승을 하고 환호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