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이 광주 홈개막전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KIA 감독은 27일 열린 2017시즌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31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가 선발등판한다고 발표했다. 김 감독은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양현종 대신 헥터를 선택했다. 양현종은 2015년 3월 28일 광주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지난해 4월 1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엔 국내 투수로는 유일하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엔 양현종이 빠지면서 10개 구단 모두 외국인 투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서게 됐다.
양현종은 KIA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김 감독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올해 대구에서 개막전이 열리면서 양현종을 광주 홈개막전으로 빼기로 했다. 만약 KIA가 1∼3선발을 모두 대구 원정에서 쓰면 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의 홈 개막전에선 4선발이 나가게 된다. 김진우가 4선발일 땐 고려할만했지만, 그가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홈 개막전이라 홈팬들의 성원을 고려해 에이스급이 등판을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고, 국내 에이스인 양현종을 홈개막전 선발로 맞췄다. 한 구단에만 에이스급이 등판하는 쏠림을 방지할 수 있다.
헥터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에 가능한 일이다. 헥터는 지난해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206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5패-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전체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는 스태미너를 보여주면서 김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헥터가 개막전 선발로 나서고 양현종이 홈 개막전 선발을 맡게 되면서, 양현종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등판 때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좋은 피칭을 하고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31경기에 등판해 200⅓이닝을 던지면서 3.68의 좋은 평균자책점(공동 4위)을 거두고도 10승12패에 그쳤다. 아무래도 상대 에이스급과 많이 맞붙다보니 승운이 없었다. 올해는 일단 4선발로 출발해 상대 4선발과 맞붙게 됐다. 조금은 편한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