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24)이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3연승을 거두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뒷심이 약한 모습을 보였던 인공지능 딥젠고는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에게 불계승을 거두며 1승 2패로 3위에 올랐다.
23일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최종일 3차전에서 박정환 9단은 중국의 미위팅 9단에게 19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전날 일본의 인공지능 딥젠고에 힘겹게 역전승한 박 9단은 이날 쾌승을 거두며 2015년 2월 LG배 우승 이후 2년 1개월 만에 세계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유독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초반 좌변 전투에서 흑 여섯 점을 잡고 앞서 나간 박 9단은 우하귀에서 사석작전을 통해 중앙을 두텁게 하며 승기를 잡은 끝에 완승을 이끌어냈다. 2011년 오사카에서 열린 제24회 후지쓰배에서 우승하며 세계대회 첫 우승을 거머쥐었던 박정환 9단은 오사카에서의 기분 좋은 인연을 이어가며 우승상금 3000만엔(약 3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3-4위전에선 인공지능 딥젠고가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을 불계로 누르는 '이변 아닌 이변'을 연출했다. 박정환, 미위팅 9단과의 대국에서 끝내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딥젠고는 이날은 큰 실수없이 국면을 이끈 끝에 이야마 9단의 항복을 받아냈다. 딥젠고는 들쭉날쭉한 면은 보였지만 인공지능의 가공할 위력은 충분히 과시했다.
풀리그를 벌여 순위를 가린 월드바둑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3000만엔이며 준우승은 1000만엔, 3위와 4위에게는 500만엔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이며 초읽기는 1분 5회씩이 주어졌다.
한편, 한국기원에서는 대회 최종일인 23일 오후 2시부터 2층 대회장에서 목진석 9단과 하호정 4단이 바둑팬을 대상으로 공개해설회를 가졌고 바둑TV에서는 전 경기를 생방송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