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까지만해도 지난해 최대 약점이었던 마운드 전력을 대거 보강해 팀안팎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갑작스런 야수진 이상 조짐에 마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우선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에 대한 걱정이 크다. 정근우가 무릎부상 재활중인데 이어 이용규도 WBC 국가대표 차출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김태균은 몸살 감기, 송광민도 컨디션 난조다. 김경언은 이달초까지 일본 고치 2군 캠프에서 정상훈련을 소화했으나 재차 미세통증으로 페이스가 주춤한 상태다.
지난 시즌 초반 한화는 투수진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팔꿈치 부상과 어깨수술 후 돌아온 윤규진, 팔꿈치 수술 뒤 재활을 했던 이태양이 시즌초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다. 정우람은 FA계약 뒤 몸상태가 좋지 않아 캠프 막판에 겨우 불펜피칭을 했다. 배영수는 팔꿈치 수술을 했고, 안영명은 어깨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지만 경과가 좋지 않아 전력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8명 가까운 1군 투수들이 부상과 씨름했다.
여기에 뒤늦게 시범경기 기간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함량 미달이었다. 매경기 임시방편으로 마운드를 운용하다 지옥같은 4월을 맛봤다.
올해는 배영수 안영명이 정상적으로 볼을 던지고 있고, 윤규진 이태양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수술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무게감 있는 빅리그 출신 알렉시 오간도-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두 외국인 원투펀치도 건재하다. 송창식과 권 혁 등 불펜 필승조도 생각보다 재활과정이 순조롭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여러 차례 마운드에 대해선 안도감을 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오히려 야수쪽이다. 정근우는 개막전 정상 출전여부가 불투명하다. 재활 스피드에 박차를 가했지만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조심스럽다. 이용규의 팔꿈치 통증은 심하지는 않지만 민감한 부위여서 며칠간 충분한 휴식을 주기로 했다. 김태균은 감기몸살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 WBC에서 부진했고, 그나마 마지막 대만전 연장 홈런으로 반전계기를 만들었지만 거수경례 논란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은 대표팀을 위해 누구보다 겨울에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내가 봤다. 그 노력을 알기에 안타까웠다. 의외로 여린 친구다. 대전에서 만나 힘내라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야수진 공백에 대한 걱정으로 김 감독은 11일밤에도 젊은 야수 중심의 야간 특타훈련을 직접 지휘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었다. 야수들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개막을 코앞에 둔 상황이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