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 국가대표' 가레스 베일(28·레알 마드리드)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들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줄곧 부진한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올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한 EPL 클럽은 맨시티와 아스널뿐이다. 맨시티는 16강 1차전에서 모나코를 상대로 5대3으로 승리하며 8강행 가능성을 높였지만 아스널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1차전에서 1대5로 대패했다. 8일 홈에서 엄청난 대승을 거두지 않는 한 8강행이 어렵다.
EPL의 부진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5시즌동안 단 4개의 EPL 클럽(첼시 맨유 토트넘 맨시티)만이 8강에 안착했다. 2012~2013시즌, 2014~2015시즌에는 단 한클럽도 8강에 오르지 못했고, 지난시즌엔 단 한 클럽, 맨시티만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7일(한국시각) 베일은 영국 대중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왜 그런지 이유를 알 것같다. 하지만 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05~2006시즌 사우스햄턴에서 데뷔해 2007~2008시즌 이후 7시즌을 토트넘에서 뛴 베일은 2013년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했다.
3번의 시즌동안 무려 2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3~2014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결승전에서는 추가시간 환상적인 헤딩 결승골로 2대1 승리를 이끌며, 10번째 유럽 챔피언 타이틀을 선물했다. 2015~2016시즌에도 베일의 '레알'은 아틀레티코를 꺾고 우승했다.
프리미어리그와 라리가, 양대 리그를 두루 경험한 베테랑, 유럽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문가로서 베일은 잉글랜드 클럽이 부진할 수밖에 없는 2가지 이유를 짚어냈다. EPL 경기의 강도와 겨울 휴식의 절대적인 부족을 언급했다. "이유는 리그 그 자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매경기 100%를 쏟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다. 스페인에서는 하위권팀과 경기할 때 절반까지만 끌어올리면 된다. 선수들을 쉬게 해줄 수 있고 빼줄 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45분만 열심히 뛰어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겨울 휴가의 영향도 엄청나다. 잉글랜드에서는 (박싱데이에) 4~5경기를 계속 뛰어야 한다. 우리는 전혀 경기가 없다. 프리미어리거들은 쉴수도 없고 장시간 그렇게 뛰다보면 '번아웃'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 기간 동안 우리같은 경우는 7~9일을 푹 쉰다. 웨일스에 가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하루이틀은 체육관에 가서 몸을 푼다"고 했다. "가장 큰 요인은 휴식이다. 팀에 돌아와서 하루 2번 더블세션 훈련을 소화하면서 스피드를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린다"고 했다.
"7~10일 정도 휴가가 생기면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잠시 축구 생각을 잊고, 며칠간 훈련 생각도 잊는다. 이런 방식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매우 바람직하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모든 나라들이 이런 식으로 겨울 휴가를 즐긴다"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