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한 이스라엘의 간판타자는 아이크 데이비스(30)다.
그는 좌투좌타로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선수다. 2012년 뉴욕 메츠에서 32홈런 90타점을 때리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약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스타일이라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지 못했다. 이후 피츠버그 파이어리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뉴욕 양키스를 옮겨다니며 기회를 노렸지만, 더이상 주전으로 도약하지는 못했다. 데이비스는 올초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지난달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그러나 WBC 이스라엘 대표팀에 뽑혀 이번에 1라운드가 열리는 한국에 오게 됐다.
데이비스는 지난 2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 호쾌한 2루타를 날리며 빅리거 출신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4일 고척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경기에서는 약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5타수 1안타 1타점 2삼진.
경기 후 상무 박치왕 감독은 데이비스에 대해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하더라. 자기 존이 없으니까 쉽게 방망이가 나간다"고 평가했다.
데이비스는 1회 2사 2루 첫 타석에서 상무 선발 문성현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떨어지는 방망이에 힘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러나 직구에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3회초 2사 3루서 문성현의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는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데이비스는 5회 1사 1루서도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상무 송창현의 몸쪽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8회 선두타자로 나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데이비스는 9회 2사 1,2루 찬스에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바깥쪽 직구를 힘차게 밀어쳤지만, 빗맞으며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박치왕 감독은 "9회는 실투였는데 배트 중심에 맞히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직구에는 강하지만, 코너워크된 공, 특히 변화구에는 허겁지겁하는 모습이었다. 데이비스는 32홈런을 친 2012년에도 타율이 2할2푼7리에 불과했고, 삼진은 141개를 당했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