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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현우 "'아츄' 이세영, 동료 겸 와이프로 여기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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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현우가 드라마를 끝낸 소감을 밝혔다.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현우는 강태양 역을 맡았다. 강태양은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비운의 7포 세대 취준생이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을 이어가지만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고 연인 최지연(차주영)마저 민효상(박은석)에게 빼앗긴다. 매번 씁쓸해지는 강태양의 상황은 대한민국 수많은 취준생의 현실과 맞물려 공감대를 자아냈다.

"더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 잘 못한 부분도 있고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다. 처음 7포 세대로 시작해서 내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건 2030 젊은이들이 겪는 것들이었다.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은 보였는데 가족애나 기타 꿈과 미래는 조금만 표현돼서 조금 아쉬웠다. 다행인 건 좋은 선배님들 만나 함께 작품할 수 있었던 게 정말 영광이었다. 그렇게 만나기 쉽지 않은데 주말 연속극에서 멋진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게 영광이었다. 하길 잘한 것 같다."

무엇보다 강태양 캐릭터의 매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아츄커플'의 탄생부터다. '아츄커플'은 강태양과 민효원(이세영)의 러브신이 등장할 때 러블리즈 '아츄'가 삽입돼 시청자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돌직구녀 민효원(이세영)과 철벽남 강태양의 티격태격 로맨스는 다소 답답하게 흘러갔던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활력소가 되어줬고, 두 사람은 연말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받아내기도 했다.

"로맨스로 주목받아본 적이 없다. 평소엔 남자분들과 형제같이 지내는 그런 캐릭터만 하다 보니까 많이 당황스러웠다. 와이프라는 말을 안 써봐서 엄청 연습했는데 안 나오더라. 예전엔 주위 다른 남자분들이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이제는 어머니들, 혹은 대중교통 기사님들이 이세영의 이야기를 물어봐주신다. 계속 나한테는 힘내라고 하시고 사진 한번 찍자고 하시고 세영이는 어딨냐고만 물으셨다. 사진은 정말 많이 찍었다. 나도 평소에는 동네 아저씨처럼 돌아다니고 있어서 이래도 되나 싶은데 그래도 감사하게 사진 찍고 있다. 항상 반쪽같이 얘기해주셔서 많이 놀랐다. 너무 감사했다."

사실 로맨스 연기는 현우에게 있어 일종의 도전이었다. 달달한 커플 연기보다 브로맨스 연기를 더 많이 소화했던 탓이다. 그래서인지 이세영의 돌발 애드리브에 당황한 일도 잦았다고.

"리허설 할 때도 안하다 슛 했을 때 나오는 것들이 있었다. 처음엔 당황하고 NG도 많이 냈다. 대사 다 하고 얼굴을 만지고 하니까 나도 당황해서 웃고 NG가 났다. 그러다 마음을 놓고 대사를 하기 시작했다. 놀랐다. 새로운 걸 많이 본 것 같다."

그래도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세영에 대해서는 무한 호응을 보낸다.

"서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워낙 성격도 좋고 밝아서 동료 연기자 겸 파트너, 와이프로 생각했다. 엄청 털털하고 리더십이 있다. 애교도 없고 조용한 성격이다. 강직하다. 내가 오히려 더 발랄하고 까불었다. 그래서 연기하기가 좀 많이 편했던 것 같다. 실제로 호흡도 잘 맞았다. 이세영이 야식으로 육개장 사발면을 항상 먹으며 나한테 권했다."

실제 만나본 현우는 강태양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쾌활한 스타일인듯 했다. 그가 생각하는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많이 비슷한 것 같다. 다른 점도 있고 닮은 점도 있다. 나는 너무 한 길로 가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또 태양이는 약간 무뚝뚝한데 나는 더 다정다감하다. 태양이보다 민효원 캐릭터가 사실 내 성격과 비슷하다. 그래서 감독님이 처음엔 웃지도 못하게 하셨다. 그런 것 빼고 사람들 대하는 부분 등 나와 많이 비슷했다. 나였다. 연애는 약간 자유롭게 하고 싶어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좋으면 좋다고 표현하는 스타일인데 태양이는 '왜 저래 정말'에서 시작해서 '다음에'가 많았다. 만약 여자친구가 있는데 이세영과 커플 연기를 하면 기분 나쁠 것이다. 그걸 이해할 확률이 별로 없다. 비지니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긴 한데 누가 이해해줄 수 있을지는…. 그래도 로맨스 연기 하고 싶다. 좋다."

또 하나 궁금증은 강태양과 최지연의 관계다.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택한 최지연에게 복수하는 시나리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과 달리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강태양-민효원 커플도, 최지연-민효상 커플도 해피엔딩을 맞았다.

"처음에 최지연에게 복수하는 거냐고 물어봤다. 그러니까 감독님이 '우리는 그런 거 안한다. 다 착하게 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잘된 예전 여자친구에게 복수하기도 그렇고 그 집이 힘들기도 했다. 내가 뭔가를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지연이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실제 본인의 상황이라면 이런 전개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주위에서 전 여자친구의 남편이나 현재 여자친구나 그 가족들이 이해해준다면 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나쁘게 헤어지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이해는 안될수도 있는데 그 부분을 넘어서면 더 돈독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서로 배려를 더 해준다거나 하는 장단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현우는 앞으로 더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부모님이 더 좋아하실 수 있도록 좋은 드라마에 좋은 캐릭터로 최대한 많이 출연하는 게 그의 목표다.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있고 대본이 들어온 것도 있어서 함께 애기하고 있다. 사실 드라마를 좋아한다. 부모님이 보실 수 있으니까 그렇다. 고생했다고 엄청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신다. 예전에 뮤지컬 했을 때도 몇번 안했는데 다 보러오셨다. 동네에서 어머니가 아시는 분들이 사진도 찍어가셨다. 놀랐다. 어머니는 내 자랑이다. 그래서 일일극도 많이 했다. 내가 늦둥이다. 지금도 부모님과 뽀뽀도 하고 그런다.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에도 안아주고 뽀뽀도 하고 그랬다. 부모님은 지금도 SNS도 하시고 내 기사도 다 스크랩하신다. 작품에 내가 나오는 걸 정말 좋아하신다. 큰 캐릭터 욕심은 없다. 드라마 내용에 따라 달라지니까. 악역도 잘할 수 있다. 웃는 얼굴이 많이 나오다 보니 선한 캐릭터 위주로 해왔는데 다른 캐릭터로 찾아주시면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