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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KBO와 다른 S존과 공인구, 선수들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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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야구의 세계화를 목적으로 메이저리그사무국이 주도해 창설한 야구의 '월드컵'이다.

다른 국제대회와는 달리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연히 스트라이크존과 공인구 등 대회 기간 적용되는 규칙과 장비도 메이저리그의 그것을 따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적응의 문제가 크게 언급되는 이유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 투수들은 공인구 적응에 한창이다.

스트라이크존은 KBO리그와 비교해 상하 높이는 비슷한 수준이고, 좌우폭은 넓은 편이다. 바깥쪽으로 공 한 두개 정도 빠지는 코스가 스트라이크로 선언된다. 이 때문에 지난달 쿠바와 호주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한국 타자들은 애를 먹었다.

대표팀의 주전 중견수인 이용규는 "평가전에서 KBO 심판위원들이 구심을 봤다. 좌우로 존이 넓다. 볼인줄 알고 흘려보냈는데,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더라. 공 2개 정도까지도 스트라이크로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용규는 커트의 달인이다. 투수가 던진 공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파울로 만들어내 이를 두고 '용규 놀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헌데 이번 WBC에서는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때문에 다른 타격 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용규는 "첫 스트라이크는 그냥 보낼 수 있지만, 원스트라이크나 투스트라이크에서는 적극적으로 쳐야 한다. 일부러 파울을 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공을 신중하게 보기보다는 비슷한 코스로 들어올 경우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본 경기에 가면 외국인 심판들이 볼텐데 존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일이다. 몸쪽은 후하지 않은데 바깥쪽은 넓다"고 했다.

스트라이크존은 타자들에게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공 한 두개 차이로 당할 수 있기 때문에 1라운드 개막을 앞두고 완벽하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 대표팀은 세 차례 평가전을 치렀고, 공식 연습경기도 갖는다. 타자들마다 스트라이크존을 철저히 계산하고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이용규는 "우리 리그에서도 이런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면 시즌 초엔 고전할 것이다. 그래도 존을 넓힐 필요는 있다. 요즘 투수들이 너무 고전하지 않나"라며 의견을 덧붙였다.

WBC 공인구는 롤링스 제품이다. KBO리그 공인구인 스카이라인보다 실밥이 덜 도드라져 있고, 약간 큰 느낌이다. 일본 오키나와 전훈때부터 투수들이 가장 애를 먹은 부분이 바로 공인구 적응이다. 지난달 28일 호주전에 등판해 4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진 우규민도 공인구 적응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1~2회에는 공인구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변화구는 그런대로 던질 수 있는데, 직구는 시원하게 채는 느낌이 없다.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이닝을 마치고 팔을 털어본 것도 그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3회부터는 조금 적응이 됐다. 포수 양의지와 얘기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진 것이 먹혔다. 아직은 손에 잘 익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우규민은 65개의 공을 던졌는데, 첫 2이닝 투구수는 42개였다. 공에 대한 감각이 무딘 상황에서 코너워크를 의식하다보니 제구가 잘 안됐다.

지난 세 차례 WBC에서도 스트라이크존과 공인구는 늘 대표팀 선수들을 괴롭혔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사라졌다. 준비 기간 동안 적응을 순조롭게 마쳤다는 이야기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에도 6일 개막 이전까지 적응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