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자유계약선수) 효과'라는 말이 있다. FA를 앞둔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친다는 뜻이다. 올 시즌 이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팀은 어디일까.
FA는 많은 선수들의 꿈이자 목표다. 자신의 가치를 돈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는 결국 돈으로 말한다. 더욱이 최근 KBO리그의 FA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공식적으로 첫 100억 시대를 열었고, 일본과 미국을 거쳐 롯데 자이언츠에 복귀한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자기 관리에 목숨을 건다. 철저히 몸을 챙기고, 예전에 비해 평균 체격도 훨씬 커졌다. '벌크업'이라 불리는 웨이트 트레이닝 열풍도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은 "열심히만 하면 대박이 보장되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한다.
2017시즌 개막을 앞둔 지금. 예비 FA 효과를 누릴 팀은 누구일까. 현재 예비 FA 명단 중 눈에 띄는 것은 '대형 외야수'들과 한화, 롯데다.
김주찬 이종욱 이용규 손아섭 이대형 등 이름값 있는 외야수들이 많고, 한화는 6명, 롯데는 9명이 예비 FA다. 영입 전쟁이 벌어질 경우, 이동이 가장 많은 스토브리그가 될 수 있다.
한화는 정근우와 이용규를 비롯해 박정진 송신영 이재우 안영명 등 투타 주축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롯데 역시 팀의 중심인 강민호와 손아섭을 비롯해 문규현 최준석 박종윤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잔류와 이적은 시즌 이후 문제다. 현재 팀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FA를 앞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그래서 FA를 앞둔 선수를 주장으로 낙점한 구단도 있다. 과거에는 선수단 주장을 결정할 때, 예비 FA인 선수는 의식적으로 피했다. 중요한 시즌인데, 주장이 되면 신경쓸 잡다한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다르다. 오히려 책임감을 가지고 팀을 이끌어달라는 주문이 함께 포함된다. KIA 김주찬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고, 1990년생인 삼성 김상수 역시 최연소 주장 타이틀을 달았다. 한화도 김성근 감독이 이용규를 주장으로 낙점하면서 예비 FA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