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비타민과 홍삼제품에 발달기 어린이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화학 합성첨가물이 성인용보다 더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식품당국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매출 상위 10위 안에 있는 어린이용 비타민 제품 5개와 홍삼제품 5개를 무작위로 뽑아서 합성착향료와 보존제 등의 화학 합성첨가물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합성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제품은 1개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건강기능식품 안전과 품질관리실태 감사에 나선 감사원의 요구에 의해 이뤄졌으며, 조사기간은 2016년 9월 21일에서 10월 19일까지다.
조사 대상 중 합성첨가물이 없는 1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9개 제품에는 최소 1종에서 많게는 12종의 화학 합성첨가물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A사의 어린이용 비타민 제품에는 같은 회사의 성인용 비타민 제품보다 무려 10종이나 더 많은 11종의 화학첨가물이 포함돼 있었다.
화학첨가물 중에는 스테아린산마그네슘, 이산화규소 등 식품의 부패와 변질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방부제도 있었다.
이중 비타민 원료를 알약이나 캡슐로 만드는 데 사용하는 화학 부형제의 일종인 스테아린산마그네슘에 대해 일부에선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고 체내 독소를 증가시킨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이산화규소는 그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방부제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이산화규소가 발적 및 통증을 동반한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간 노출시 폐암 및 규폐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국립 독성계획단(NTP)과 국제 발암성 연구소(IARC)도 이산화규소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발암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분노의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캐러멜과 물엿을 넣은 홍삼 제품이 적발됐다는 뉴스에 놀란지 얼마되지도 않아 어린이용 비타민과 홍삼제품도 합성첨가물 범벅인 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나 화가 난다" "내 돈 주고 내 아이에게 화학 합성첨가물을 사먹였다는 이야기냐. 정부가 이를 왜 지금껏 단속하지 않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어린이용 일반식품에 대해서는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정기준 등에 근거해서 합성첨가물을 과다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비타민과 홍삼, 유산균 등을 원료로 사용한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별도의 화학첨가물 사용 제한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 보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실정인 것.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시판되는 제품들은 화학 합성첨가물 사용에 있어 법적 기준을 준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미량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유아용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보다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며, 이를 관리 감독할 시스템 또한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며 "해당 업체들 또한 무분별한 합성착향료나 화학 합성첨가물의 사용을 자제하고 성분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투명하게 소비자에게 공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번 조사 결과에 근거해 "제조업체들이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에 맛과 향을 더하기 위해 화학첨가물을 성인용 제품보다 더 많이 쓰지 않도록 식약처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향후 식약처 또한 어린이 건강기능식품의 합성첨가물 사용과 관련한 규제 등 품질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