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저 홀쭉해진 것 같나요?"
지난 1일 미국 전지훈련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에 집결한 LG 트윈스 선수단. 미소년같은 외모로 많은 여성팬들의 인기를 얻던 투수 임찬규가 공에 힘을 붙이겠다며 후덕한 모습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반해 눈에 띄게 날씬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모두를 놀래킨 선수가 있었다. 주인공은 포수 유강남. "무슨 일이 있나. 살이 왜이렇게 많이 빠졌나"라고 묻자 "정말 살 많이 빠진 것 같이 보이나요"라고 물으며 씨익 웃었다. 홀쭉해진 자신의 모습을 알아본 것이 만족스럽다는 표정이었다.
프로필상 유강남의 몸무게는 88kg. 하지만 지난 시즌 마지막 그의 체형을 봤을 때는 사실상 100kg에 가까워 보였다. 유강남은 공개된 프로필을 속일 수 없다는 듯, 그 체중을 목표로 한 듯 보였다. 유강남은 "총 9kg을 뺐다. 웨이트 트레이닝량이 많았고, 예년보다 무게도 늘렸기에 근육량은 유지가 됐거나 늘었을 것"이라며 지방만 태워 건강한 몸을 만들었음을 알렸다.
유강남은 갑작스레 많은 살을 뺀 것에 대해 "시즌 중 체력 유지를 위해 많이 먹는 데, 나는 먹으면 찌는 스타일이다. 시즌 전 어느정도 살을 빼놔야 한 시즌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시즌 막판을 돌이키며 체중이 늘었을 때 뭔가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15년 126경기, 지난해 100경기를 뛰며 쌓은 노하우가 있기에 시즌 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다.
유강남은 타석에서 컨택트 히터가 아닌 파워 히터다. 충분히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장타력을 갖췄다. 하지만 급격한 체중 감소는 타구 비거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강남은 이에 대해 "타구 비거리는 체중이 아닌 스윙 스피드라고 생각한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강남은 포수로서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올해는 조금 더 차분한 느낌이다. 캠프에서 훈련을 하며 투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내 자신만의 컨셉트는 주변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에 대한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온 답이었다. 이번 캠프에는 베테랑 선배 정상호 뿐 아니라 김기연, 박재욱, 김창혁 등 총 5명의 포수가 참가했다. 포수가 5명이나 캠프에서 운동하는 건 이례적이다.
한편, 유강남은 차우찬 영입에 대한 포수로서의 느낌을 묻자 "정말 매력적인 투수 아닌가. 공을 받을 생각을 하니 설렌다. 경기 운영, 구위 모두 최고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