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해 4분기까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5위로 순위가 낮아졌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제품 판매를 늘려가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결과다.
5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9.4％로, 5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곳은 중국의 오포이며, 시장점유율은 12.3%를 기록했다.
아시아·태평양은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등을 전부 아우르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상징성이 큰 곳이다.
SA는 오포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갤럭시노트7 사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갤노트7 리콜과 단종 과정에서 표출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 등으로 판매가 주춤한 동안 오포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실제 오포는 지난해 4분기 베스트셀러 안드로이드폰 R9와 R9s로 중국 시장을 휩쓸었다.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시장에서도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점유율 순위는 오포에 이어 애플이 12.2％로 2위, 화웨이가 11.1％로 3위, 비보가 10.9％로 4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오포와 비보가 브랜드는 다르지만 모두 BBK전자의 자회사라는 점이다.
이들의 합산 점유율은 23.2％인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의 중국 업체의 약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가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발전에 따라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중저가형 스마트폰의 성능별 차이가 줄어들고 있어 삼성전자와 애플 등 시장을 선도했던 업체가 새로운 혁신적 시스템 도입을 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