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임창용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삼성 이승엽과 동기다. 이승엽은 몇년 전부터 2017시즌이 마지막임을 은연중에 밝혔고, 지난시즌을 마치고 이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임창용의 은퇴는 아직 멀었다. 여전히 150㎞의 강속구를 뿌리며 타자들을 윽박지른다. KIA의 오키나와 캠프에서 최고참으로 참가하고 있는 임창용은 "내가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 스피드가 떨어지면 그때가 내가 은퇴를 할 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창용은 "마무리 투수는 상대 타자에게 위압감을 줘야한다. 스피드가 나지 않으면 위압감을 줄 수 없다. 스피드가 떨어질 때 변화를 주기엔 내가 나이가 많지 않나. 그땐 은퇴를 해야할 것이다"라고 했다.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지고 있는 비결을 묻자 "그걸 알면 벌써 다른 선수들에게 가르쳐줬을 것이다"라며 웃음. 조금 생각을 하더니 "아무래도 어깨의 유연성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수록 선수들은 순발력이 떨어진다. 순발력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스피드도 줄게 돼 있다"면서 "내가 제일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순발력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정말 꾸준하게 순발력 운동을 해온게 지금까지도 스피드가 나오는 이유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아니고는 다른 이유가 없을 것 같다"라고 스스로 생각한 강속구의 비결을 밝혔다.
임창용는 지난시즌 해외 원정도박으로 인해 시즌 절반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고 고향팀인 KIA에 와서 후반기에만 활약을 했다. 2015시즌 세이브왕이었던 베테랑 임창용이지만 아무래도 징계속에 새로운 팀에 적응하며 던지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 34경기에 등판해 3승3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 블론세이브가 6개였던 것이 아쉬웠다. 본인 스스로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임창용은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아쉬움이 많았다"면서 "아무래도 시즌 중반에 팀에 합류하다보니 팀에 잘 흡수되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친하지 않은 선수들과 갑자기 뛰게 되면 아무래도 서먹한 것이 있다. 내가 최고참급이다보니 후배들도 내가 어려웠을 것이고, 나도 그랬다. 잘 섞이지 못했던 것 같다"는 임창용은 "이제 팀에 적응을 했고, 스프링캠프부터 동료들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친해지고 팀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면 경기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처음 맞는 KIA 캠프의 분위기를 묻자 "어떤 것 같냐"고 되물었다. 기자가 "정말 밝고 즐겁게 하는 것 같다"라고 하자 "보는 그대로다"라면서 "코치분들이 선수들에게 잘 맞춰주시고,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를 잘 따라준다. 훈련은 조금 힘든 부분이 있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또 알아서 잘관리를 해주고 있다. 좋은 분위기로 큰 무리없이 캠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성에서 함께 뛰었던 최형우의 광주행을 반겼다. 임창용은 "4번타자가 오니 당연히 좋다. 삼성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면서 "형우가 빨리 우리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라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풀타임 출전이라고 했다. "작년엔 안좋은 일로 인해 반만 뛰었는데 선수라면 누구나 풀시즌을 뛰는게 목표 아니겠나"라며 "풀타임 출전을 위해선 부상이 없어야 한다. 캠프기간에 몸을 잘 만들고 몸관리를 잘하면 좋은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시즌 전력 상승으로 우승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KIA. 마무리 임창용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지난해 불안했던 불펜진이 효자가 될 수도 있기에 베테랑 임창용의 투구에 관심이 집중된다. 오키나와=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