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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입단' 김진수 "K리그행 실패 아냐, 더 큰 목표 위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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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로 돌아온 것을 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 큰 목표를 위한 선택이었다."

12일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독일 분데스리거 김진수(25)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김진수가 '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의 유니폼을 입었다. 11일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김진수는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내 구단 사무실에서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적료는 140만유로(약 17억5000만원)로 마무리됐다.

관건이었던 계약기간과 연봉도 구단과 선수가 만족할 만한 선에서 조율됐다. 3년 계약을 원하던 선수 측과 달리 구단은 5년을 원했다. 결국 4년 계약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연봉은 K리그 국내 선수 중 톱 3 수준이다. 구단이 선수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준 결과다. 기량이 만개할 20대 중반인데다 선수가 독일 분데스리가 3개 팀과 K리그 타팀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전북을 선택한 데 대한 예우의 표시였다. 또 수준급의 좌측 풀백 자원이 희소한 시장의 공급난 속에 몸값이 더 올랐다.

김진수에게 K리그는 낯선 무대다. 2012년 일본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4년 여름 독일 호펜하임으로 둥지를 옮겼다. K리그 팀에선 한 번도 뛴 적이 없다. '부담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김진수는 "대학교 때까지 한국 무대에서 뛰었지만 프로 무대는 또 다른 세계다. 부담이 크다. 빨리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유럽에서 경험한 것을 K리그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설렘도 있다"고 밝혔다.

사실 김진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 잔류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그런데 왜 굳이 K리그를 택한걸까. 그는 "지난 1년여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내게 출전을 보장해주겠다는 팀도 있었다. 그러나 굳은 약속을 받고 가더라도 시즌 중 주전으로 도약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선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나는 K리그행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큰 꿈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가 그리고 있는 더 큰 그림은 무엇일까. 바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이다. 홍명보호의 숨은 보석으로 평가됐던 김진수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회를 목전에 두고 오른발목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다. 김진수의 빈 자리는 박주호(도르트문트)로 채워졌다. 김진수는 "2017년은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반드시 K리그에서 부활해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진수는 최강희 전북 감독이 찾던 공격형 풀백이다. 물 샐 틈 없는 수비력 뿐만 아니라 측면 공격수 못지 않은 오버래핑과 명품 크로스 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 감독이 창시해 K리그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닥치고 공격(닥공)'과 궁합이 잘 맞을 선수다. "시즌 중에 K리그로 건너왔기 때문에 몸 상태가 굉장히 좋다"던 김진수는 "보장된 주전은 없다. 두바이 전지훈련부터 '닥공'에 부합하는 풀백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유럽 빅리거에 대한 자존심은 내려놓았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김진수는 2017년 '환희'를 꿈꾸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