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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현장포인트]아스널-팰리스, 감독 역량에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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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에미리트스타디움(영국 런던)=조성준 통신원]아스날이 1일 홈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를 2대0으로 꺾었다. 시즌 절반이 지난 현재 리그 3위로 올라서는 데에 성공했다. 올리비에 지루가 메수트 외질의 공백을 충분히 메워주며 아스날은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번 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성공적이었던 벵거의 용병술

이번 경기에서 가장 주요했던 것은 바로 벵거의 용병술이었다. 팀의 핵심인 외질이 독감으로 인해 결장했다. 벵거는 지루를 선발로 내세우고 알렉시스 산체스를 2선으로 내렸다. 성공적인 결정이었다.

센터포워드로도 빛났던 산체스는 2선에서 더욱 자유로웠다.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쏘다니며 팀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안정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경기 내내 끌고 다녔다. 좌우 뒤 공간 가리지 않고 셀 수 없이 많은 킬러 패스를 보여주었다. 그 결과 지루의 선제골을 도왔다. 디에고 코스타와 함께 리그 최다 공격포인트 공동 1위(12골-7도움)로 올라섰다.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알렉스 이워비 역시 훌륭했다. 팀의 쐐기골을 기록했다. 벵거 감독 역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프란시스 코클랭에게 휴식을 주면서 선택한 그라니트 자카와 모하메드 엘네니 라인도 성공적이었다. 수비 축구를 구사하는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수비력이 장점인 코클랭을 제외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영리한 선택이었다. 자카와 엘네니는 확실한 역할 분담을 통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카는 후방에서 머무르며 날카로운 킥으로 좌우 전환과 뒤 공간을 파고 드는 선수를 향한 패스 공급을 책임졌다. 라인을 내린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자카의 롱킥은 위협적이었다. 이에 반해 엘네니는 좀 더 많은 공간을 커버했다. 공격에 가담한 좌우 풀백의 뒤 공간을 책임지는 동시에 종종 페널티박스까지 파고들면서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두 선수 모두 패스 공급과 경기 조율 역시 훌륭했다. 또한 리드를 지키기 위한 코클랭의 교체 투입 시기 역시 적절했다. 다만, 알렉스 옥슬레이드-채임벌린 대신 루카스 페레즈를 선택한 것은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점이다.

▶변한 것이 없는 팰리스

크리스탈 팰리스는 감독 교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색무취였다. 앨런 파듀 감독 때와 같은 킥 위주의 전술은 무기력했다. 먼저 원 톱으로 출전한 크리스티안 벤테케는 너무도 무뎠다. 상대방에게 위협적이지 못했다. 역습에서도 볼을 지키지 못했다.

팀 공격의 핵심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제이슨 펀천도 평범했다. 좋은 볼 키핑 능력을 보여주는 것만이 전부였다. 계속 템포를 늦췄다. 플레이 메이커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수비를 위협할만한 도전적인 패스가 전혀 없었다. 백 패스와 횡 패스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문제는 양쪽 윙이었다. 윌프레드 자하와 안드로스 타운젠트는 꾸준히 선발로 출전하고 있지만, 항상 부진한 모습이다. 자하는 역습과 공격 상황 상당 수에 관여하기는 하지만 전혀 효율적이지 못했다. 드리블 성공은 대부분 자기 진영과 하프라인 부근에서만 이루어졌다. 정작 위협적인 크로스가 필요한 페널티박스 근처에서는 무기력했다. 무리한 돌파 시도가 잦았다. 전반전 중 타운젠드의 모습은 찾기 조차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후반전에도 역시 몇 차례의 크로스가 전부였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훈련 중 준비했던 것들을 경기장에서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매우 실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팰리스는 자하, 벤테케와 같은 직선적인 선수보다 카바예 혹은 이청용과 같은 좀 더 창의적인 선수들의 기용이 시급해 보인다. 또한 실점하지 않는 것이 급선무라던 앨러다이스 감독의 말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