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야심찬 2017년을 준비중이다.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도 잘 마쳤고, 외국인 선수 구성도 마무리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내년엔 잘해야 할 이유들이 매우 많다"고 했다. 염경엽 전 감독을 복잡한 마음으로 떠나보내고 맞이하는 첫 시즌.
지난 4년은 대단한 약진의 시간이었다. KBO리그 유일의 자생구단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타팀이 부러워할만한 시스템도 만들었다. 장정석 감독 선임은 또 한번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스타 선수가 아니었고, 더군다나 코치 경험이 전무한 운영팀장 출신 사령탑. 모험이 성과와 결합되지 못하면 '무대책'이나 '오만함'으로 몰리기 쉽다.
장정석 감독은 "사실 긴장된다. 감독직 수락 때부터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2017년엔 순풍이 더 불것이다. 돛만 좋은 방향으로 유지하면 전진엔 무리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감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번째는 기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다. 넥센은 김하성 신재영 등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지속적을 시행했다. 점차 기량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장 감독은 "올해 처음 마무리로 나선 김세현이나 첫 선발 임무를 맡았던 신인왕 신재영은 내년에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김하성 등은 발전 여지가 있다. 전력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외국인 선수다. 넥센은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37)과 재계약을 했고, 션 오설리반을 110만달러에 영입했다. 넥센의 첫 100만달러 초과 용병이다. 장 감독은 "오설리반은 구단의 특별한 지원이다. 좋은 투수다. 1선발로 활약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는 한현희와 조상우의 복귀다. 한현희는 지난해 말 팔꿈치 수술을 했고, 조상우는 지난 2월 팔꿈치 수술을 했다. 한현희는 홀드왕 출신의 사이드암 강속구 투수로 중간과 선발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조상우는 150㎞대 강속구를 뿌리는 우완 정통파다. 선발투수로 변신하기 직전인 올해 2월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를 다쳤다(피로골절). 장 감독은 "한현희는 내년 4월이나 늦어도 5월초면 복귀할 수 있다. 조바심을 내지 않을 것이다. 충분히 기다릴 생각이다. 조상우는 한현희보다 조금더 늦을 수있다. 둘의 합류는 마운드 전체의 틀을 바꿀만한 힘이 있다. FA 2명을 새로 영입하는 효과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넥센은 지난 수년간 강정호 박병호 손승락 유한준 등 주축선수들의 끊임없는 이탈로 전력약화 우려를 낳았지만 그때마다 돌풍을 이어갔다. 그 중심에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와 넥센 특유의 성장시스템을 폄하해서가 아니다. 스카우트 혜안이나 시스템의 발전도 궁극적으로는 필요한 선수를 적재적소에 배치시켜야 발현된다. 이는 사령탑의 인적 경영이 성적을 통해 구현될 때 극대화된다. 장 감독은 이에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단호하게 말한다. "우린 내년 더 강해진다." 지켜볼 일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