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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골절 박세웅 "이왕지사 잘먹고 잘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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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과 레일리를 내년 시즌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들과의 재계약 여부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 롯데는 더 좋은 투수가 나올 경우 두 선수 모두, 혹은 한 선수와는 재계약을 포기한다는 방침이다. 흘러가는 분위기를 봤을 때 린드블럼의 재계약 가능성이 조금은 높아 보인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조원우 감독은 내년 시즌 성패가 안정된 선발진 구축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 1,2선발을 맡아야 하는 까닭으로 롯데 프런트는 현재 영입 후보 리스트를 마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끝나는 다음달 초순이 지나야 영입 투수들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토종 선발자원에 대한 기대가 작은 것은 아니다. 올시즌 가능성을 보인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 등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이 한층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SK 와이번스에서 롯데로 옮겨온 김원형 투수코치는 "가능성 있는 투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노력해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 현대 야구에서는 선발투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롯데에는 올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 코치는 박세웅을 주목했다. 그는 "박세웅은 올해 팬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었겠지만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투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박세웅은 마무리 훈련 도중 발가락 부상을 입어 지난 10일 먼저 귀국했다. 훈련을 마친 뒤 몸을 풀려고 수영을 하다가 오른쪽 가운데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미세하게 금이 간 것이다. 김 코치와 한창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중도 귀국해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회복에 한 달 정도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은 박세웅은 다음달 중순부터 훈련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향인 대구에서 재활중인 박세웅은 "내년 시즌 액땜을 미리 한 것이라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다쳤을 때는 아쉽기는 했는데 기왕 이렇게 된거 잘 쉬면서 잘 먹고 웨이트 열심히 하고 있다. 요즘은 상체 위주 웨이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롯데로 이적한 박세웅은 올시즌 27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12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풀타임에 가깝게 로테이션을 지키며 레이스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김 코치의 평가대로 구위와 제구력, 마인드 등 기본적인 자질에서는 확실한 선발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세웅은 직구가 140㎞대 중후반에 이르고,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등도 능수능란하게 던진다. 올시즌에는 특히 직구에 힘이 붙었다. 그는 경험이 재산인만큼 내년 시즌에는 한층 안정된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관건은 부상없이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준비를 잘 하느냐이다. 올해 박세웅은 6이닝 이상 10경기를 던진 반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한 경기도 9차례나 됐다. 이 때문에 139이닝에 그치며 규정투구이닝(144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그만큼 기복이 심했다. 특히 1회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1회 피안타율이 3할7푼5리에 달했다. 경기의 계획을 세우는 1회 투구 때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신인급 투수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년 시즌 개막까지는 충분히 시간이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