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쇼'였다. 전주 KCC가 안드레 에밋의 폭발적인 득점을 앞세워 울산 모비스를 꺾었다.
KCC는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 둘째날 2차 연장 혈투 끝에 97대91로 승리했다.
양 팀은 대회 첫 날인 전날 모두 1승씩을 챙겼다. KCC는 연장 접전 끝에 중국의 쓰촨 블루웨일스를 92대90으로 물리쳤다. 모비스는 뉴질랜드의 웰링턴 세인츠를 85대72로 제압했다. 그리고 2연승을 달린 건 KCC였다.
전반까지는 팽팽한 흐름이었다. 안드레 에밋이 16득점을 몰아넣은 KCC, 찰스 로드(14득점)와 네이트 밀러(9득점)가 23득점을 합작한 모비스가 36-36으로 맞섰다. KBL을 대표하는 강 팀답게 시종일관 긴장감이 흐른 1,2쿼터였다. 다만 양 팀 모두 3점슛 성공률이 좋지 않았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스크린을 활용한 오픈 찬스는 잘 만들었으나 슛이 림을 번번이 외면했다.
3쿼터에는 KCC 김지후가 깜짝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으나 세 차례나 상대 골밑을 헤집고 들어가 7득점을 올렸다. 에밋과 라이온스에게 몰린 상대 수비의 빈팀을 제대로 공략했다. 이 때 추승균 KCC 감독은 벤치에서 크게 박수치며 김지후의 활약을 반겼다. 토종 선수의 득점이 간절한 KCC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시즌 이날 같은 그의 활약이 절실하다.
3쿼터까지 61-55로 앞선 KCC는 4쿼터 초반에도 분위기를 주도했다. 쿼터 시작 2분 동안 에밋이 7점을 몰아 넣으면서 68-58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한 손을 활용해 손쉽게 득점을 쌓는 모습은 여전했다.
그런데 여기서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예상치 못한 카드를 꺼냈다. '공격의 핵' 양동근과 찰스 로드를 모두 뺀 것이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오히려 휴식을 부여했다. 그러자 백업들이 펄펄 날았다. 김수찬, 송창용이 5점을 합작하며 66-71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주전들 차례. 4쿼터 중반 양동근과 로드, 밀러가 투입됐다. 기대대로 제 경기력을 발휘했다. 모비스는 경기 종료 1분25초 전 73-74까지 따라갔다. 30초 전에는 로드가 속공 플레이로 2점을 올려 놓아 75-75 균형을 맞췄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추가된 5분 간의 시간. 하지만 두 팀 모두 웃지 못했다. KCC는 82-82로 맞선 종료 38초전 에밋이 천금같은 골밑슛을 성공했다. 골밑 돌파를 하다가 공을 놓쳤으나 상대 수비 발을 맞고 되돌아오는 운이 따랐고,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기어코 득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모비스는 로드가 14.8초전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만 성공시키며 핀치에 몰렸으나, 83-86에서 밀러가 극적인 3점포를 성공했다. 상당히 먼 거리에서 해결사 능력을 뽐냈다. 86-86. 2차 연장이었다.
여기서 웃은 팀은 KCC였다. 에밋, 라이온스, 김지후, 이현민이 착실히 점수를 쌓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종료 1분전 95-91로 앞섰고, 남은 시간막상대 공격을 틀어막으며 힘겹게 승리를 완성했다.
잠실학생체=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