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배우 배종옥부터 레드벨벳 슬기까지 소름돋는 반전의 연속이다.
2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8인의 새로운 도전자들이 마성의 개미지옥 보컬 '신명난다 에헤라디오'에게 맞서 듀엣곡 대결을 펼쳤다.
이날 오프닝에서 MC 김성주는 "오늘 라인업에 깜짝 놀랄만한 왕건이가 서너명 있다"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첫 라운드에서는 '빨간머리앤'과 '하이디'의 대결이 펼쳐졌다. 상큼 발랄한 두 도전자는 '분홍 립스틱'을 선곡했다. 맑고 고운 목소리의 '빨간머리앤'과 독특한 음색의 '하이디'가 함께 어우러지며 달콤한 무대를 만들었다.
판정단 유영석은 "목소리가 상큼하고 아름답다. '분홍 립스틱' 선곡이 좋았다"고 극찬하며, "두 분이 가수는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구라는 독특한 음색의 '하이디'에 대해 "가수도 했던 방송인 현영인 것 같다"고 말했고, 신봉선은 "박미선인 것 같다. 과거에 앨범도 내셨다"고 추측했다.
'빨간머리앤'과 '하이디'의 대결 승자는 '빨간머리앤'이 됐다. 공개된 '하이디'의 정체는 32년 차 배우 배종옥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배종옥 "맞출까봐 얼마나 떨었는지 모른다"라며, "그동안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재밌고 발랄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 얘기를 해도 아무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다"며 "캐릭터가 안 들어온다. 몸소 보여줘야겠다 해서 용기를 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나와서 노래하고 시간을 가졌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늘 도전의 끝은 '하길 잘 했다' 생각이 든다"는 소감을 남겼다.
두번째 라운드는 '놀랄지도'와 '등산맨'의 '왜불러'다. '놀랄지도'는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 매력적인 보이스를, '등산'은 깊이가 느껴지는 울림과 감성으로 각각의 매력을 자랑했다. 흥겨운 두 사람의 무대에 연예인 판정단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특히 김현철과 김구라는 '놀랄지도'의 정체를 아는 듯한 공격적인 질문들로 웃음을 안겼다.
박빙의 승부의 결과는 '놀랄지도'에게 승리를 안겼다. 끼가 많은 '등산맨'의 정체는 데뷔 24년 차 국민 성우 안지환이었다. '촉구라' 김구라의 예상이 적중하는 순간이다.
안지환은 "성우들은 늘 복면가왕이 출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라며 "시청자들이 성우 얼굴을 대면하는게 쉽지 않다. 성우들이 진정한 '복면가왕'의 주인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면을 벗었을 때 얼굴을 못 알아 볼까봐 걱정했다. 그런데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시청자분들 앞에 설 수 있어서 많은 것을 얻고 간다"는 소감을 밝혔다.
세번째 라운드는 '보디가드'와 '섹시디바'가 한 편의 영화같은 '그대네요'를 꾸몄다. '섹시디바'의 맑은 목소리와 '보디가드'의 포근한 음색이 어우러진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가슴 떨리는 하모니는 듣는 이들을 숨죽이게 했다.
키가 큰 '보디가드'의 정체는 아이돌 크나큰의 멤버에서 배우 겸 가수 구본승으로 추리되기도 했다. 더불어 불어와 러시아 노래까지 섭렵한 다재다능한 매력을 선인 '보디가드'의 정체는 더욱 미궁으로 빠졌다.
특히 두 사람은 한 표 차이의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행운의 주인공은 '섹시디바'가 선정됐다.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보디가드'의 정체는 라이징 스타 배우 곽희성이었다.
판정단 유승우는 곽희성이 등장하자 너무 놀라했다. "평소에 자주 만난다. 같은 축구단 멤버다. 노래 잘 하는 줄은 알았다"며 친분을 밝혔다.
곽희성은 "어린시절 첼로 전공을 했다. 러시아, 프랑스 유학을 했다"라며 외국어를 겸비한 이유를 밝혔다. "계단에서 굴러서 새끼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그 과감히 그만두고 다른 길을 걸었다. 음악의 한을 풀려고 나왔는데 너무 긴장했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5년 전에 데뷔해서 연기자 활동을 하고 있다. 김재중으로 알아보시는 분도 있다. 이런 기회에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다"는 당찬 이유도 더했다.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곽희성은 "어머니가 성악을 전공하셨고, 아버지도 음악을 좋아하신다. 어머니를 닮았으면 노래를 정말 잘 했을텐데, 아버지를 닮아서 노래실력이 부족했다
'복면가왕'에 나오게 돼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꿈을 실현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마지막 대결은 '시네마천국'와 '팝콘소녀'다. '소원을 말해봐'를 선곡한 두 사람의 무대는 '고수들의 대결' 그 자체였다. '팝곤소녀'는 시원한 음색과 끈적한 그루브를 부르는 매력적인 보이스를 선보였다. '시네마천국'은 상큼하고 시원한 목소리와 가창력으로 귀를 사로 잡았다. 완벽한 화음과 음색은 빈틈없는 가창력뿐만 아니라 트레이드마크 제기차기 댄스까지 선보이며 무대 위의 새로운 판타지를 열었다.
연습 당시부터 치열했던 두 사람의 신경전이 공개되며 '고수의 품격'이 느껴졌다. 열 세 명의 판정단이 한마음으로 전원 기립하는 것은 흔치 않은 상황. 판정단 김구라마저 "소녀시대 8인이 선보이던 무대를 단 두 명이서 꽉 채웠다"라며 극찬했다.
가왕을 저격할 2라운드 티켓은 '팝콘소녀'가 가졌다. 섬세한 내공이 느껴지는 '시네마천국'의 정체는 레드벨벳 리드보컬 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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