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신종 사랑꾼이다.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오현경이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연경은 극중 월계수 양복점 맏딸 이동숙 역을 맡았다. 이동숙은 '컴퓨터 미인'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완벽한 비주얼을 뽐내지만 한번의 이혼과 한번의 사별 끝에 친정 옆에서 만화방을 운영하며 홀로 딸을 키우는 박복한 캐릭터다.
그의 성격을 묘사하자면 한마디로 푼수다. 하고 싶은 말은 필터 없이 내뱉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는 생각하지 못한다. 일례로 최곡지(김영애)를 도와주려다 경찰서에 가게 된 복선녀(라미란)에게 "그러게 언니는 힘 조절 좀 하지"라고 핀잔을 주는 식이다.
이러한 푼수다운 면모는 그만의 사랑법에도 묻어난다. 이동숙은 여러가지 아픔을 겪었지만 한번 꽂히면 앞뒤 재지 않고 돌진한다. 짝사랑하는 성태평(최원영)의 살림살이에 관여하고 목욕하고 나온 그를 훔쳐보기도 한다. 성태평이 기겁하고 물러서면 재빨리 화제를 돌리는 식이다.
이동숙의 사랑법에는 밀당도 없다. 단순하고 솔직하게 상대를 받아들이고 그에게 다가간다. 성태평이 강남에 40평대 아파트가 있다고 거짓말을 해도 의심 한번 하지 않는다. 비 맞으며 노래하는 성태평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순정만화의 한 장면 같다"고 황홀해하기도 한다. 1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성태평의 음반 제작을 도와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속상해하며 복선녀에게 북엇국을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이렇게 이동숙은 이리저리 재지 않는 해맑은 사랑법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성태평의 허세 가득한 연기와 이러한 이동숙의 푼수 사랑꾼 면모는 독특한 시너지를 내며 라미란 차인표 커플의 하드캐리에 못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조강지처 클럽', '왕가네 식구들', '전설의 마녀' 등 주말극에서 유독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왔던 오현경의 파워가 이번에도 빛난 것이다.
오현경의 열연과 맞물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방송 시작 이래 줄곧 20%대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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