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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드래프트 '피해자' 두산, '수혜자'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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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드래프트요? 겁나죠."

두산 베어스 관계자의 말이다.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진 나머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드래프트. 두산은 좋은 기억이 없다. 늘 아까운 선수를 떠나보냈다.

도입 첫 해인 2011년 이재학과 김성배, 최승환, 이두환(작고), 유재웅이 타구단 선택을 받았다. 2라운드에 지명된 이재학을 빼면 4명이 모두 1라운드에서 호명됐다. 당시 두산이 낸 수익은 8억원. 2차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뽑았다면 라운드에 따라 원소속구단에 보상금을 지급한다. 1라운드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는 1억원이다. 두산은 1~3라운드에 걸쳐 3명의 선수를 뽑으면서 6억원 지출이 생겼다. 반대로 5명의 선수가 떠나면서 14억원이 생겼다.

그러나 두산 관계자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40인 명단에 넣을까 말까 고민하던 선수가 몽땅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팬들의 원성도 자자했다. 두산 관계자는 "손질할 규정이 많다. 2차 드래프트 소리만 들어도 겁부터 난다"고 했다. 가뜩이나 2년 뒤에도 이혜천, 김태영, 임재철, 서동환, 정혁진이 팀을 옮겼다. 지난해 역시 LG 트윈스와 함께 가장 많은 5명의 선수가 이탈했다. 김응민과 양 현, 김상훈, 박종욱, 장민석. 그만큼 두산 선수들을 나머지 9개 구단이 탐냈다.

문제는 새로운 팀으로 가 주축으로 자리잡은 선수가 여럿이라는 점이다. NC 토종 에이스가 된 이재학, 롯데 마무리 노릇을 했던 김성배, KIA 우완 불펜 김태영이 대표적이다. 반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선수 중 팀 전력에 보탬이 된 선수는 없었다. 지난 시즌 중반 5선발 임무를 맡아 16경기 3승2패 3.5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허준혁이 나올 때까지, 두산은 새로 생긴 제도의 피해자였다.

하지만 허준혁에 이어 또 한 명의 '깜짝' 활약을 할 선수가 이 나올 조짐이다. 90년생 박진우가 주인공이다. 두산은 지난해 1라운드에서 NC 소속의 박진우를, 2라운드에서 삼성 임진우, 3라운드에서는 롯데 정재훈을 지명했다. 그 중 옆구리 투수 박진우는 건국대를 졸업하고 2013년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해 2015시즌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성적은 11경기 1승1패 3.14의 평균자책점. 변진수가 군입대하고 오현택이 오프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은 두산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박진우는 1차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빠른 공은 없지만 스피드에 변화를 줘 타자를 상대할 줄 알았다. 두산 스카우트 팀에서는 제구력, 변화구 구사 능력, 멘탈 모두 평균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부경고 시절까지 내야수를 봤기 때문에 수비력도 남다르다는 평가다. 김태형 감독도 그를 2차 미야자키 캠프 명단에 올리며 연습경기에서 배짱과 투구를 지켜보고자 한다.

진짜 오디션을 앞둔 박진우는 "(정)수빈이, (허)경민이 등 또래 친구들이 두산에 많다. 90년생 동기들과 많이 친해지고 있다"며 "신인의 마음으로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10개 구장에서 최소한 한번씩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피하지 않고 타자와 승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홀드나 이런 세부 기록들 보다 그저 많은 경기에 등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