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단관계자는 24일 "올해는 12월 합동훈련을 고려하지 않았다. 지난해 선수협이 반대한 것을 김성근 감독님도 알고 계신다. 겨울 합동훈련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비활동기간 훈련을 놓고 선수협과 일부 구단이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12월 목동구장에서 넥센 일부 선수와 코치의 합동훈련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넥센 구단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훈련하는데 어떻게 막느냐. 그리고 코치들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어떻게 대답을 해주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몇몇 구단이 이같은 방식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선수들의 개인훈련 편의를 봐주고 있었다.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은 넥센에 대한 비난 대신 김성근 한화 감독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김성근 감독님 때문에 이같은 일이 심화됐다." 한화가 12월 재활선수, 군제대 선수 뿐만 아니라 비활동기간에 훈련이 금지된 일반선수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은 "문제 소지가 있는지 선수협에 문의를 했고,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안 했는데 이게 왜 문제가 되냐"고 발끈했다. 김성근 감독은 수차례 언론인터뷰에서 "프로에게 있어 비활동기간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문제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1년 열두달 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몰아친 이후 올해는 구단차원의 비활동기간 훈련에 대해서는 잠잠하다. 대신 선수들이 각자 개인훈련을 떠나는 추세다. 고액연봉 선수들은 하와이, 괌, 오키나와 등지로 가족들을 데리고 떠나고 있다. 문제는 선수간 불평등 요소다. 예전 같으면 구단이 재활선수들이나 유망주들에 대해선 겨울훈련을 지원했다. 훈련강도가 더해지고 정식 훈련처럼 여겨지자 휴식시간이 부족했던 선수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선수협은 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2014년 선수협 총회에선 서재응 회장이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는 재활 선수도 예외 없이 활동에 참가할 수 없다. 발견되면 별도의 벌금을 내게 하겠다. 해당 팀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구단이 편법으로 훈련을 하자 초강수를 뒀다. 가만히 있으면 안되는 재활선수도 자비를 들여 훈련을 해야한다.
12월 훈련을 일부 선수들은 원하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은 미리 몸을 만들기 위해 개인훈련을 하고, 1군 진입을 목전에 둔 선수들도 훈련부족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훈련을 하고, 구단에 도움을 바라는 눈길을 보내는 것이다. 규정 때문에 실제 도움이 필요한 선수들이 소외되는 것은 문제다.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 구단은 성적을 내기위해 훈련량을 늘리는 쪽에 관심이 많다. 코칭스태프 역시 선수들의 훈련에는 긍정적이다. 경쟁이 붙다보니 훈련시간이 늘었다. 비활동기간에 활동 움직임이 생기는 이유다. 이에 선수협이 제동을 걸고 그래도 약효가 먹히지 않자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구단과 선수협이 마음을 열고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신뢰회복이 관건이다. 규정을 명확히 해 성문화 시키고 지켜나가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골치아프다고 해서 막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은 곤란하다. 리그 활성화 측면에서도 꼭 짚고 넘어가야할 사안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