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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의 변화, 새로운 리빌딩 시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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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단연 LA 다저스다. 한인 교포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박찬호를 필두로 최희섭, 류현진 등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 전통있는 명문 구단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데 올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LA다저스는 계속 시행착오와 고난을 겪고 있다. 우완 에이스 잭 그레인키를 지구 라이벌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뺐긴 것이 시작이다. FA가 된 그레인키가 하필 다저스와 앙숙인 애리조나로 옮기며 팀을 흔들었다.

이후 다저스는 그레인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시도를 이어갔다. 조니 쿠에토에게도 슬쩍 관심을 보였지만, 또 마찬가지로 지구 경쟁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내주고 말았다. FA 계약을 거의 마쳤던 이와쿠마 히사시는 메디컬체크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 계약이 원천 무산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그레인키의 공백을 메울 대안을 찾지 못한 셈이다. 여전히 FA 시장에 남아있는 투수들에게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그레인키의 공백을 메울만한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다저스는 또 다른 시련을 겪었다. 무려 4360만달러(약 516억원)에 달하는 사치세를 부과받은 것.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단연 1위다. 올해 총 연봉이 무려 2억90000만달러(약 3434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최근 3년 연속으로 사치세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최근 수 년간 뉴욕 양키스를 능가하는 규모의 투자를 하고서도 끝내 '월드시리즈 우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은 거뒀지만, 디비전 시리즈에서 뉴욕 메츠에 2승3패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최근 수년간 이어진 폭풍 투자에 비해 거둔 효과가 미미하자 다저스가 FA시장에서 지갑을 닫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전의 다저스였다면 그레인키를 놓친다거나 FA 시장에 나온 거물급 투수들을 경쟁 라이벌팀에 속수무책으로 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즉, 다저스 수뇌부가 조금 더 실리적인 면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이 바로 마이너리그팀 감독의 전면 세대교체다. 이미 데이브 로버츠 신임감독을 선임한 LA다저스는 22일(한국시각) 마이너리그 구단 명단을 일괄발표했다. 루키팀은 36세의 션 라킨이 맡고, 하이 싱글A는 올해 31세의 드류 세일러가 맡았다. 로우 싱글A 감독은 36세의 길 벨라스케스다. 특히 더블A팀 감독으로는 삼성에서도 뛰었던 라이언 가코(34)가 선임됐다.

트리플A팀 신임감독인 빌 해슬먼(49)이 됐는데, 다저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유일한 40대 감독이다. 젊은 감독진을 마이너리그에 대폭 수혈한 것 또한 향후 팀 컬러의 전면 개편의 준비작업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