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준비를 앞둔 LG 트윈스에서 불확실한 자리를 하나 뽑자면 '클로저(마무리)'다.
LG 구단은 최근 몇 년 동안 뒷문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다. 봉중근이라는 큰 산이 버텨주었다. 그런데 봉중근이 올해 흔들렸다. 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부터 출발이 좋지 않았고 결국 시즌 종반부에 선발 투수 전환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봉중근은 선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주고 싶었고, 양상문 감독도 선수의 결심을 존중했다. 봉중근이 빠지고 그 역할을 대신한 선수는 임정우였다. 임정우는 감초 같은 존재다. 몇년째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 있다.
LG의 내년 마무리 후보는 현재로선 우완 임정우(24)와 정찬헌(25)이다. 11월 마무리 훈련까지 마친 상황에서 양 감독이 내린 결론이다.
봉중근의 보직 변경으로 LG는 마무리 포지션에 세대교체가 불가피해졌다. 임정우와 정찬헌 둘다 한 시즌을 통째로 마무리 보직을 소화해보지 않았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 선수들이다. 그런데 둘 중 누구를 낙점하더라도 낯선 경험이다.
중간 계투와 클로저는 중압감부터 완전히 다르다. 수많은 불펜 투수들이 마무리로 보직 변경을 했을 때 받는 심적 스트레스가 큰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임정우와 정찬헌에겐 마무리 보직은 새로운 도전이다. 성공만 한다면 선수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임정우는 그동안 보직이 수도없이 오락가락했다. 선발 준비를 하다가 잘 안 되면 불펜으로 밀려왔다. 임정우는 2015시즌 말미에 사실상의 마무리 역할을 했었다. 5세이브.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 중후반대를 찍었고, 변화구 구종도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으로 다양하다. 볼카운트 2S까지는 잘 잡는다. 결정구 타이밍과 위력은 물음표다. 무엇보다 상대할 타자들이 임정우를 껄끄럽게 생각할 지가 관건이다.
정찬헌은 그동안 줄곧 LG의 미래 마무리 투수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는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파워피처다.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갖춘 투수인 건 분명하다. 제구 보다 힘을 앞세운다.
그런데 정찬헌도 임정우 처럼 마무리를 전문적으로 해보지 않았다. 또 정찬헌은 올해 6월 음주교통사고로 팀에 큰 전력 손실을 냈다. 팬들의 실망도 적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와 정찬헌을 겨울 동안 경쟁시킬 것이다. 지금은 어느 한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고 보기 어렵다. 내년 2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해봐야 마무리가 결정날 것이다. 3월 시범경기에서 흔들릴 경우 교체가 될 수도 있다. 양 감독은 제3의 대안도 준비하고 있다. 마무리 앞에 던지는 셋업맨은 이동현이 맡는다.
LG와 경쟁을 할 다수의 팀들이 확실한 마무리 카드를 구비했다. 두산은 이현승, NC 임창민, 넥센 조상우, 한화 정우람, 롯데 손승락 등이다. 임창용이 불미스런 일로 전력에서 이탈한 삼성은 심창민, 정우람 윤길현이 FA로 이적한 SK는 박희수가 있다. KIA는 윤석민, kt는 조무근이 버티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