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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개그맨 박석민, NC컬러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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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은 야구잘하는 '그라운드 개그맨'이다. 몸동작이 크고, 타석에서의 움직임도 독특하다. 수비시 엉뚱한 몸짓으로 어떤 플레이를 해도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박석민이 삼성에서 NC로 둥지를 옮겼다. NC는 가장 '조용한' 구단이었다. 지난해까지 막내. 뭐든 드러나지 않고 묵묵히 움직여 왔다. NC는 가장 화려한 선수 영입을 통해 팀컬러 변화를 조심스럽게 시도중이다.

최근 NC다이노스는 경남 창원시에서 일고 있는 박석민 환영물결을 소개했다. 창원시는 최근 FA계약으로 NC에 합류한 박석민을 창원의 새 가족으로 환영한다며 대형 현수막과 배너를 시내 주요지점에 내걸었다. 창원시가 운영하는 전광판 두 곳에 환영메시지를 띄웠다. 또 마산종합운동장 전광판 뒤쪽에 대형 현수막도 걸었다. 박석민이 NC유니폼을 입은 사진과 함께 '환영합니다. 웰컴투 창원, 웰컴투 다이노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창원시민들도 창원시 공식블로그에 '이제 야구의 중심은 창원으로'란 리포트에 출연, 응원 동영상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창원시는 올해 포스트시즌때 창원시 청사 벽면과 시내 교차로 주요 지점에 '하나된 창원, 하나된 축제, 가을의 질주'라는 메시지로 NC다이노스의 포스트시즌에 한마음 응원을 보냈다.

박석민은 지난 8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상을 하면서 하염없이 울었다. 평생 삼성의 파란색 유니폼만 입을 것 같던 그가 팀을 옮겼다. 옛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이름을 말하다 계속 울었다. 수상무대에서 내려온 박석민은 "정신없이 울다 창원시민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도 못 드렸다. 환영메시지를 전부 다 봤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NC가 박석민을 역대 최고액인 96억원(보장금액 86억원, 플러스 옵션 10억원)에 영입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가장 취약한 포지션인 3루와 오른쪽 거포를 보강한다는 것이 첫번째. 두번째는 새로운 팬덤을 만드는 시발점을 구축하는 것이다.

NC는 지난해 1군합류 2년째에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덜미를 잡히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NC가 이처럼 빨리 리그에 정착할 것을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성적은 나무랄데 없다. 이제는 더 큰 팬덤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올해 홈관중 52만명(정규리그)을 유치해 지난해 46만명에 비해 12% 증가했지만 좋은 성적에 비하면 아쉬움이 없지 않다. 1만명 남짓의 작은 마산구장의 한계가 분명 있지만 변화시도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창원은 수십년간 롯데의 제2 연고지나 다름없었다. NC로선 이중고 삼중고다.

박석민 영입은 웬만해선 나서지 않고, 큰소리 내지 않고, 겸손하게 갈길만 가던 NC가 뭔가 새로운 활기를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선수 한명이 뭘 얼마나 바꾸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하나가 바뀌어야 둘도, 셋도 도모할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