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48)의 마법이 시작됐다.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사우스햄턴 세인트메리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사우스햄턴과의 2015~2016시즌 캐피털원컵 8강전에서 6대1 대승을 거뒀다.
캐피털원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대회와 더불어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대회다. 하지만 리그와 FA컵보다 중요도가 떨어진다. 우승의 과실이 두 대회보다 가볍다. 강팀들이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스널, 첼시, 맨유가 16강에서 탈락한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클롭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승 욕심을 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필승의 의지였다.
7부 능선을 넘었다. 리버풀은 4강에서 스토크시티와 격돌한다. 4강전은 홈앤드어웨이로 진행된다. 흐름은 리버풀쪽이다. 탄력을 받았다. 클롭 감독이 추구하는 '게겐프레싱'이 리버풀에 안착한 모습이다. 압박강도, 역습속도, 공수간격 모든 부분에서 흠잡을 데 없다.
리버풀이 결승에 진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상대는 맨시티-에버턴 승자다. 녹록치 않다.
하지만 어느 팀이 올라오더라도 리버풀의 강세가 예상된다. 에버턴의 경우 10월4일 리버풀과 1대1로 비겼다. 당시 리버풀 사령탑은 브렌단 로저스 감독이었다. 지금의 리버풀은 그때와 현저히 다르다. 더욱이 올 시즌 에버턴은 자신들보다 전력이 동등 혹은 우위인 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에버턴은 이번 시즌 토트넘, 맨시티, 맨유, 아스널과 격돌에서 모두 패했다.
맨시티도 해볼만 하다. 리버풀은 지난달 22일 맨시티 원정경기에서 4대1로 승리한 경험이 있다. 이 승리를 시작으로 리버풀은 최근 4연승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킬레스건은 있다. 체력안배다. 스타일상 클롭 감독의 축구는 엄청난 활동량을 요구한다. 더욱이 EPL과 유로파리그까지 병행하는 상황이다. 체력문제에 발목 잡혀 스토크시티와의 4강전에서 무너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분위기는 희망적이다. 클롭 감독 부임 후 팀이 하나로 뭉쳤다. 선수단의 사기가 고조됐다. 리버풀의 풀백 알베르토 모레노는 "클롭 감독을 위해 죽도록 뛸 준비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