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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랜드의 첫 시즌' 오답노트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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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다. 분명 가능성도 보였다. 하지만 그만큼 실망도 컸다. 서울 이랜드가 첫 시즌을 마쳤다. 25일 수원FC와의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서 3대3으로 비겼다. 상위 클럽 우선 원칙에 따라 수원FC가 플레이오프로 진출했다. 서울 이랜드는 챌린지 4위로 시즌을 끝냈다.

서울 이랜드는 야심이 컸다. 1월 기자간담회에서 다들 '승격'과 '서울 더비'를 말했다. 올해 클래식으로 승격하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자신감의 이유는 있었다. 베테랑들을 대거 데려왔다. 김재성과 김영광 조원희를 영입했다. 일본에서 뛰다 돌아온 선수들도 데려왔다. 자기들 나름대로는 탄탄한 스쿼드를 구성했다고 만족했다.

오산이었다. 자기 자신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팀들을 간과했다. 시즌 시작하자마자 5경기에서 4무1패에 그쳤다.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서울 이랜드와 상대하는 팀들은 눈에 불을 켜고 나섰다. 서울 이랜드에게는 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6라운드부터 제 궤도를 찾았다. 5월 2일 수원FC와의 6라운드 5대1 승리가 기점이었다. 이후 8월 3일 안양과의 21라운드(1대0)까지 16경기에서 11승1무4패를 했다. 6연승도 달렸다. 2위까지 올라섰다.

여기서 서울 이랜드는 실수를 저질렀다. 엔진이 꾸준하게 힘을 내려면 엔진오일을 제때 갈아줘야 한다. 새로운 피 보충은 필수다. 하지만 서울 이랜드는 여릉 이적 시장에서 소극적이었다 최유상과 김태은 최치원을 데려오는데 그쳤다. 특히 그때까지도 부진을 면치못했던 라이언 존슨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이 컸다. 마틴 레니 서울 이랜드 감독은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데려올만한 선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수원FC가 시시(스페인)를 데려오고, 부천이 루키안(브라질) 등을 데려오며 재미를 봤다. 영입할 수 있는 선수는 충분히 많았다. 결국 투자에 대한 의지 부족이었다. 바로 역효과가 나타났다. 여름 이후 서울 이랜드의 경기력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8월8일 수원FC전 1대3 패배를 시작으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19경기에서 4승9무6패에 머물렀다. 연승은 단 한번도 없었다.

흥행 측면에서는 가능성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서울 이랜드는 지난해 4월 창단을 발표하면서 큰 그림을 선보였다. 2016년까지 경기당 평균관중 1만명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2018년까지는 경기당 2만5000명, 2020년까지는 경기당 4만명 유치를 호언장담했다. 노력은 대단했다. 매 경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했다. 다른 구단들이 주목할만큼 참신한 것도 있었다. 대부분의 마케팅 활동에 스토리를 입혔다. 고정팬 확보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가 아쉬웠다. 서울 이랜드의 기대만큼 나오지 못했다. 올 시즌 서울 이랜드는 홈 20경기에서 3만6510명의 관중을 모으는데 그쳤다. 경기당 평균 1825명이었다. 일반인들의 마음을 잡는데 실패했다.

그래도 서울 이랜드의 올 시즌 행보는 의미가 있다. 적절한 오답 노트였다. 자신들의 현실을 확실하게 알게 됐다.

이제 서울 이랜드는 올 시즌의 아쉬움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빠른 시간 내에 영점을 재조정하고 적절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기대할 만 하다. 서울 이랜드가 올 시즌 보여준 기획력과 추진력이라면 충분히 대안을 내놓을 것이다. 내년 시즌 더 강해지고 매력적인 서울 이랜드를 기대해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