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정형돈 방송 중단 이후, 출연중이던 프로그램 어떻게 되고 있을까.
지난 12일 '4대 천왕'으로 불리며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던 개그맨 정형돈의 방송 중단 소식이 전해졌다. 이유는 오래전부터 건강 악화와 불안 장애 였다.
정형돈은 MBC '무한도전', KBS2 '우리동네 예체능',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의 고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최근 MBC '능력자들'과 K-STAR '돈 워리 뮤직' 등 새 프로그램으로 방송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던 시기였다. 정형돈의 갑작스러운 방송 중단으로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제작진이 고심 중인 가운데, 일단 급한 불을 끈 예능들의 현재 상황을 살펴봤다.
우선 정형돈의 후임 문제에 대한 결정이 시급한 예능은 그의 비중이 컸던 2인 MC 체제 예능들이다. 특히 MBC 신규 예능 '능력자들'는 겨우 첫 회 촬영을 마친데다, 2번째 녹화를 앞둔 시점에 정형돈의 방송 중단소식을 접해 가장 해결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우선 지난 13일 진행된 '능력자들' 2회 녹화는 정형돈의 부재 속에 정준하, 김현욱, 윤박, 레인보우 지숙, 레드벨벳 아이린 등 예정된 게스트들과 함께 촬영이 진행됐다. 정준하의 출연은 정형돈의 활동 중단 이전부터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정형돈과 시너지를 기대됐던 상황. 여러모로 아쉽지만 정준하와 김현욱 등이 남다른 입담으로, 정형돈의 부재를 조금이나마 달래지 않았을까 기대해 본다.
정형돈과 김성주의 호흡이 기둥 역할을 했던 JTBC '냉장고를 부탁해'도 지난 16일 녹화에 객원 MC로 장동민을 긴급 투입했다. JTBC 측은 "장동민이 정형돈을 대신해 객원 MC로 투입돼 현재 녹화를 진행 중"이라며 "당분간 객원 MC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형돈과 KBS 공채 선후배 사이인 장동민은 정형돈과의 각별한 친분으로 객원 MC자리를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릴레이 객원 MC 체제인지, 당분간 장동민이 계속 기용될지는 미지수로 제작진이 향후 진행방향을 고심 중이다.
정형돈과 데프콘이 이끄는 '주간아이돌'의 경우 다음주 25일까지 방송 분량이 남아 있어 일단 지난주 17일은 녹화를 진행하지 않았다. 주간아이돌'은 녹화일이 유동적이지만 대체로 격주 화요일 2편의 녹화를 하는 시스템. 촬영을 마친 분량을 소모하기 전까지 진행자에 대한 고민을 마쳐야 한다.
일단 제작진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다"라며 "임시 진행자를 세우거나 혹은 후임 MC를 새로 물색하는 방안 등, 정형돈의 빈 자리를 어떤 식으로 메울지 가능한 모든 부분들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돈 워리 뮤직' 또한 정형돈과 유재환의 2인 진행 방식이지만 미리 녹화를 해둬 상황이 나은 편. 지난 12일 첫 방송을 순로좁게 마친 '돈 워리 뮤직' 측에 따르면 이미 방송분량은 6회 정도까지 촬영이 진행됐다. 제작진은 "정형돈과 애초 6회 분량을 예정한 출연이기 때문에 '돈 워리 뮤직'에서의 정형돈 씨 분량에는 별 다른 차질은 없다고 보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MC 체제 프로그램은 이들 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급하지는 않지만, 공백이 길어질 때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일단 '우리동네 예체능'과 '무한도전' 측은 정형돈의 빈자리를 그대로 두고 일단 남은 멤버들과 함께 그의 복귀를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동네 예체능' 측은 "제작진은 일단 그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그를 기다리겠다"고 전하며 "정형돈의 빈자리는 일단 일일 게스트로 메우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무한도전'의 경우 6인 멤버에 대한 프로그램 의존도가 크고, 최근 멤버 변동이 있던 상황에 정형돈의 빈 자리까지 더해져 여러모로 불안정한 시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멤버였던 노홍철과 길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되고 있지만, 제작진은 당분간 5인 멤버 체제로 진행하겠다는 입장.
대책 마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공백 기간이다. 정형돈이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지 현재로선 확신할 수 없기에 제작진으로서는 여러가지 상황을 염두에 둬야한다. 김진세 고려제일정신과의원 원장 "불안장애는 치료가 쉽게 되는 병이다. 경중은 있겠지만 대부분 부분의 경우에 2주에서 한 달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가 된다. 하지만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서는 1년이상 치료를 요한다"라고 말했다. 빠르면 몇 달안에도 가능하겠지만, 정형돈의 공백이 1년 이상 장기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형돈이 제작진의 고민이 커지기 전 하루 빨리 쾌차해 건강한 웃음을 안고 돌아오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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