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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은퇴 소감 "22년 내 축구 인생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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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 우승' 라울 은퇴 소감 "내 인생 자랑스럽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살아있는 전설' 라울 곤살레스(38·뉴욕 코스모스)는 마지막 가는 길에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라울이 이끄는 뉴욕 코스모스는 16일(한국 시각)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오타와 퓨리와의 북미프로축구(NASL, 2부리그)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3-2로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라울은 이날도 2-1로 앞선 후반39분 감각적인 왼발 원터치 패스로 셀레리노의 결승골을 도왔다.

라울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은퇴하게 됐다. 기적 같은 한 해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무척 행복하지만, 솔직히 조금 슬프다. 이젠 축구선수가 아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라며 "나와 함께 했던, 또 맞서싸웠던 모두에게 감사한다. 지금 나는 길에서 뛰놀던 어린 아이가 된 심정"이라는 말로 지난 1994년 데뷔 이래 22년의 선수생활을 끝내는 오묘한 기분을 되씹었다. 당시 그는 17세 4개월, 클럽 역사상 최연소 데뷔선수였다.

라울은 "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내가 뛰었던 모든 리그에서 우승컵을 따냈다. 월드컵과 유로에서도 뛰어봤다. 모래밭과 인조잔디, 수많은 관중과 텅빈 객석 앞에서도, 프로 선수와 무명에 가까운 선수로도 뛰어봤다"라며 "축구선수로서 모든 것을 경험했다. 내 인생의 모든 것들이 자랑스럽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은퇴 이후 인생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 라울은 "뉴욕 코스모스에서 일할 수도 있지만, 레알 마드리드로의 복귀도 언제든 가능하다. 현재로선 제의받은 바도 없고, 자세한 논의를 해보지 않았다"라며 "당분간은 뉴욕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라울은 유럽 최고 명문팀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16시즌을 뛰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회, 라리가 6회, 스페인수퍼컵 4회 등 총 16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라리가 323골과 챔피언스리그 71골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등장 전까지 최다골 기록이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도 A매치 102경기에서 44골을 기록, 다비드 비야에 의해 갱신되기 전까지 스페인 최다골 기록 보유자였다. 하지만 부상과 본선에서의 부진 등이 겹쳐 아쉽게도 유로와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아보지는 못한 점이 아쉽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이후 분데스리가 샬케와 카타르리그 알사드, 북미프로축구 2부리그(NASL)에서의 커리어를 더하면 라울이 들어올린 우승트로피는 총 22개에 달한다. 그의 말마따나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인생이었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