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그냥 보면 평범한 성적이다. 하지만 오세근 효과를 단순히 기록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안그래도 잘나가던 안양 KGC는 날개를 달았다.
KGC는 14일 서울 삼성 썬더스전에서 96대90 승리를 거두며 5연승 신바람을 달렸다. 이날 경기는 대학 시절 불법 도박으로 인한 징계로 뛰지 못하던 오세근이 돌아와 KGC 입장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복귀한 코트가 낯선 듯 했다. 김준일에게 슛 블록을 당하기도 하고 실책도 저질렀다. 하지만 괴물 오세근의 본능은 어디가지 않았다. 코트를 누빌수록 예전의 감각이 돌아왔다. 2쿼터 첫 득점을 시작으로 복귀 신고를 제대로 알렸다.
오세근의 중요한 역할은 득점이 아니다.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는 수비였다. 오세근이 들어오자 센터 찰스 로드를 비롯해 나머지 선수들의 수비 부담이 확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공격에서도 조력자 역할을 하려 애썼다. 이날 23득점을 한 가드 김기윤은 경기 후 "스크린을 해주는 데 있어서는 세근이형이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KGC는 오세근이 오기 전에도 김승기 감독대행의 팀 다지기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여기에 오세근까지 왔으니 화룡점정이다. 어느 한 포지션 타 팀에 밀리는 곳이 없다. 이 전력이라면 우승 도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남은 건 오세근의 멘탈 회복이다. 오세근은 나쁜 사람으로 낙인 찍힌 주변의 시선, 그리고 잘나가는 팀에 자신이 들어가 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에 힘들어했다. 아직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프로선수로서 팀에 헌신하는 모습을 삼성전과 같이 보여준다면 오세근의 몸과 마음은 곧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