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일본의 벽은 높았다.
프리미어 12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8일 일본과의 대회 개막전에서 0대5의 완패를 당했다. 실망스런 결과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이제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팀은 일본을 비롯해 미국, 도미니카,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6개팀이다. 즉 일본전을 마친 한국은 앞으로 4경기를 더 치른다. 6개팀 가운데 상위 4개팀이 8강전에 오른다. 최소 2개팀만 제치면 8강에 오른다는 얘기다.
일단 한국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랭킹에서 8위로 B조에서 4번째이다. 일본이 1위, 미국이 2위, 도미니카가 6위로 한국보다 높은 반면 베네수엘라는 10위, 멕시코는 12위로 뒤쳐진다. 물론 야구는 축구처럼 국제대회가 활발하지 않기에 세계랭킹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어쨌든 이번 대회에는 12개팀 모두 메이저리거가 포함돼 있지 않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하는 대회와는 판도가 분명 다르다. 대신 자국리그 혹은 마이너리거들이 대거 참여, 동기부여 측면에서 더 높을 수 있다.
일본전을 마친 한국은 대만으로 이동해 도미니카(11일), 베네수엘라(12일), 멕시코(14일), 미국(15일)과 차례로 상대한다.
도미니카는 미국을 제외하고 역대 가장 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중미의 야구 강국이다. 자국 프로야구 리그도 활성화 돼 있고 마이너리그 루키리그도 보유할 정도다. 지난 2013년 WBC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자국리그 중심으로 선수단을 꾸몄는데,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도미니카 다음으로 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남미의 강호이다. 지난 2009년 WBC에도 많은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했지만 준결승에서 한국에 2대10으로 패했다. 한국으로선 충분히 넘어설 팀으로 꼽힌다.
멕시코는 B조에서 최약체로 분류된다. 이번 대회에도 참가를 막판에 결정할 정도로 준비가 덜 돼 있다. 자국리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수준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 국제대회에선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력에 비해 팀워크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회에도 메이저리그 출신은 없다.
미국 역시 메이저리거는 없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강점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거들이 국가대표에 대한 동기가 거의 없는 반면 이번 대회에 나서는 마이너리거들은 국제대회를 통해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 리그에 진출할 기회를 엿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kt위즈에서 뛰고 있는 댄 블랙이 가장 익숙한 얼굴인 가운데 트리플A오 더블A에서 뛰는 선수들이 고루 분포해 있다. 뉴욕 메츠의 개빈 체키니, 밀워키의 브렛 필립스 등 향후 메이저리그로 승격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에다 한화에서 뛰었던 다나 이블랜드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으로선 일본전 이후 가장 힘든 승부가 예상되지만 앞선 3경기에서 2승 이상을 거둬 8강 진출을 확정지을 경우 좋은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프리미어12 한국팀 B조 잔여 일정
일자=상대팀=장소
11일=도미니카=타오위앤(대만)
12일=베네수엘라=〃
14일=멕시코=티엔무(대만)
15일=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