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태권도연맹(WTF)는 인상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미인 마케팅'이다. 뷰티(BEAUTY), 베이비(BABY), 비스트(BEAST), 이른바 '3B'가 가장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좋은 소재임을 감안한다면 '미인 마케팅'이 크게 특별한 이슈는 아니다. 하지만 WTF가 최근 임명하고 있는 명예 홍보대사에는 유독 미인대회 출신이 많다. 2010년 '미스 태국' 퐁차녹 칸클랍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미스 미국' 니아 산체스, '미스 브라질' 카타리나 최 누네스가 WTF 명예 홍보대사가 됐다. 과연 미인대회 출신 미녀들과 태권도 사이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태권도를 전세계에 홍보할 인물을 찾던 WTF는 각국 협회로부터 여러 인물을 추천받았다. 그러다 눈에 띈 것이 각국 미인대회 출신의 특별한 이력이었다. 태권도는 전세계로 뻗어나가며 생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절제 넘치는 움직임과 예절을 겸비한 태권도는 세계 여성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미인 대회 출신들 중에서도 태권도 경력을 갖고 있는 여성들이 많았다. '미스 태국' 칸클랍은 태권도 2단으로 태국 태권도 대표선수를 역임했다. 산체스는 지난해 미스 USA 대회에서, 성범죄에 대한 해법에 관해 자신의 태권도 경력을 언급하며 "여성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2013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해 '미스코리아 미'에도 선발됐었던 카타리나 최는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브라질인이다. 그의 한국사랑은 대단해서 '2015년 미스 월드대회'에 태권도 동작을 특기로 선보일 계획이다.
WTF는 젊은 여성들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이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다행히 모두 흔쾌히 수락했다. 이들은 여러 행사에서 태권도를 언급하고 있으며, 각종 국제대회에도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WTF는 이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태권도 경력이 있는 미인 대회 수상자들과도 접촉할 계획이다. 미스 코트디부아르가 조만간 미인 대회 출신 WTF 명예 홍보대사 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다. 태권도는 전세계 경기단체 중 최초로 히잡을 인정했다. 이를 통해 중동에 여성 태권도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결과를 얻었다. 미인 대회 출신 미녀들의 WTF 명예 홍보대사 임명도 같은 맥락이다. 강석재 WTF 국제부 차장은 "태권도를 잘 모르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고민을 계속했다. 태권도를 경험한 미인 대회 출신 미녀들을 통해 정신 건강, 신체 건강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도 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