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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직원'추천위원 논란',완전체 통준위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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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체 출범을 눈앞에 뒀던 체육단체 통합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가 또다시 삐걱이는 모양새다. 대한체육회의 '추천위원' 문제가 또다시 꼬여들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대한체육회, 10월 28일까지 통합준비위원회 위원을 조건없이 추천'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한체육회가 참가를 약속했다. 체육회는 통준위의 법정기한을 4개월 가까이 넘긴 상황에서, 당연직 위원 양 사무총장 외에 '위원 2명'의 추천을 미루며 통준위 참여를 연기해왔었다. 정부(3명)-대한체육회(3명)-국민생활체육회(이하 국체회, 3명)-국회(2명)로 명시된 11명의 위원중 문체부(3명)와 국체회 추천 위원(3명), 당연직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1명) 등 7명만이 참여, 4개월 가까이 '반쪽'으로 파행 운영돼온 통준위가 명실상부 '완전체'로 출범할 채비를 갖췄다.

이날 박주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안양옥 통준위 위원장, 김 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양재완 사무총장, 조영호 국체회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간 합의가 이뤄졌고, 대한체육회가 아무런 조건 없이 10월 28일까지 통준위 위원을 추천하고, 통준위 제6차 회의(11월 2일 예정)부터 논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통합을 둘러싼 먹구름은 마침내 걷히는 듯했다.

그러나 28일 대한체육회가 2명의 추천 위원 명단을 통보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시작됐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시도체육회 대표, 경기단체 대표 등 2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을 염두에 뒀지만, 최종 제출된 명단에는 대한체육회 통추위 위원인 이동현 전 KBS 스포츠 국장과 김승곤 대한체육회 전문위원(전 대한체육회 사무차장)의 이름이 씌어 있었다.

대한체육회의 '예상 밖' 추천 리스트에 국체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체육회 대표로 당연직인 양재완 사무총장이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체육회 임직원'이 준비위원으로 들어오는 것에 반대했다. 국체회의 경우 3명의 위원은 당연직 위원인 조영호 사무총장과 추천위원인 채재성 동국대 교수, 홍성표 대덕대 총장으로 구성됐다. 대한체육회 사무차장 출신인 김승곤 전문위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문체부측은 "국생체의 거부에 따라, 2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제6차 준비위원회에는 양재완 사무총장과 이동현 본부장, 2명만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도 추천 거부에 반발하고 있다. 30일 오전 회의에서 김승곤 위원의 재추천을 의결했고, 또다시 이기흥 통추위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했다. 조건없는 참가를 믿고, 법에 입각해 내년 3월 통합 일정에 박차를 가하려던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기단체 사무국장, 시도 체육회 임원 중에서 선정하려 했지만, 내정했던 사람들이 무슨 이유에선지 한날한시에 사퇴하면서 후임을 선정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국생체의 '논객' 교수들과 맞서 통준위 회의에서 대한체육회의 입장을 대변할 위원 선임 작업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는 "직원, 임원이어서 안된다고 하면 안양옥 통준위원장은 국민생활체육회 부회장 아니냐, 함께 잘하기로 했으면 누구를 추천해도 받아줘야지, 직원이라고 해서 추천을 반대할 근거가 어딨느냐. 체육회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우리 입장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하면 되는 것이지, 꼭 외부인사여야 한다면 굳이 우리 추천을 받을 필요가 있느냐"고 항변했다. 안양옥 통준위원장은 서울교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로 국민생활체육회 부회장이지만,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 위원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기도 하다.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을 두루 아우르는 전문가로 평가됐다. 지난 8월 25일 통준위에 합류하며, 대한체육회 통추위 위원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안 회장은 지난 8일'체육단체 통합을 통한 체육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양단체간의 신뢰를 강조하며, 절대 "한쪽 단체에 치우친 통합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그럼에도 골 깊은 불신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통합의 대의나 약속보다, 상호간 팽배한 의심과 불신으로 인해 한발자국 떼기가 어렵다. 3-3-3-2의 '완전체' 구성은 또다시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