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일본으로 날아간 네덜란드 출신의 우완 투수 릭 밴덴헐크(30). 삼성 라이온즈 시절 밴덴헐크는 위력적인 구위에 아내 애나의 뛰어난 미모로 화제가 되고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3.18·13승4패)에 오른 밴덴헐크는 지난 겨울 이대호의 소속팀인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했다. KBO리그에서의 성공이 일본 프로야구 진출로 이어졌다.
시즌 초 소프트뱅크의 막강 선발진에 막혀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던 밴덴헐크는 최고의 팀 호크스에서 성공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정규시즌에서 그랬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밴덴헐크는 25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재팬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센트럴리그 우승팀인 야쿠르트 스왈로즈 타선을 8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구도 기미야스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밴덴헐크가 9회까지 던지고 싶어했다. 최고의 투구였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투구수 109개.
밴덴헐크의 호투속에 소프트뱅크는 4대0 완승을 거뒀고, 1~2차전을 모두 잡았다. 삼성 소속으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는데, 리그를 바꿔 다시 우승 샴페인을 터트릴 것 같다.
완벽에 가까운 역투였다. 1회 선두타자 우에다 스요시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나머지 안타 2개는 모두 2사후에 나왔다. 3안타 모두 단타였고, 4사구 없이 삼진 7개를 잡았다. 2회에는 4번 하타케야마 가즈히로, 5번 유이치, 6번 블라디미르 발렌틴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날 야쿠르트 타자들은 한 번도 3루를 밟아보지 못했다. 밴덴헐크는 "직구 컨트롤이 잘 됐고, 커브도 좋았다"고 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그는 '무패의 사나이'로 통한다. 정규시즌 15경기에 등판해 9승무패-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했다. 홈구장인 야후오크돔에서 좋았다. 6경기에 나서 5승-평균자책점 1.93.
정규시즌 무패 기록은 포스트 시즌에도 이어졌다. 밴덴헐크는 지난 15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 벌인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2차전에 나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고 승리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9연승을 거둔데 이어, 클라이맥스시리즈, 재팬시리즈까지 11연승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