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도박 스캔들로 직격탄을 맞은 삼성 라이온즈의 키 플레이어는 좌완 투수 차우찬(28)이다.
류중일 삼성도 27일 미디어데이에서 차우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가 '잇몸야구'의 최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25일 KBO에 제출한 한국시리즈 엔트리(28명)에 선발 윤성환, 셋업맨 안지만 그리고 마무리 임창용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도박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
차우찬은 이 3명의 빈자리를 두루 메울 수 있는 카드다. 선발 중간 그리고 마무리까지 다양한 보직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우리가 3차전까지 시리즈를 리드하고 있으면 차우찬이 불펜으로 갈 것이고, 끌려가면 4차전에 (차우찬이) 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마무리는 더블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심창민과 차우찬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우찬이 최대 '1인 3역'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건 빼어난 구위를 갖고 있고 또 다양한 보직을 이미 소화해봤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13승(7패1홀드)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또 탈삼진 194개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구위가 좋아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수 있다. 차우찬은 그동안 삼성이 통합 4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선발 투수가 빨리 무너졌을 경우 등장하는 '세컨드 피처'로 만점 활약을 해준 경험이 많다.
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선발 투수로 피가로 장원삼 클로이드에 차우찬 정인욱까지 고려하고 있다.
차우찬은 '조커'로서 시리즈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차우찬은 윤성환이 맡았던 선발로도, 안지만 처럼 이길 때 8회에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또 마무리일 때는 심창민과 함께 임창용의 역할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차우찬의 불안요소는 제구력이다. 제구만 흔들리지 않으면 두산 타자들이 차우찬의 공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 반대로 차우찬이 무너질 경우 삼성의 한국시리즈는 위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차우찬은 올해 두산과의 경기에 두 차례 등판했다. 11⅔이닝을 던졌고 12안타(1홈런) 3볼넷 8탈삼진으로 6실점(5자책)했다. 평균자책점은 3.86이었다. 두산 중심 타자 김현수는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경계할 상대 선수로 차우찬과 심창민을 꼽았다. 차우찬은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뽑은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최종 엔트리(28명)에도 포함돼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