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부진의 골이 깊다. 창원 LG 세이커스가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초반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종규가 대표팀에서 복귀하면서 골밑 경쟁력이 높아졌지만,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김종규가 가세한 최근 2경기에서 창원 LG는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10일 부산 KT 소닉붐전에 91대92로 패한데 이어, 11일 안양 KGC 인삼공사전을 78대80으로 내줬다. 두 경기 모두 김종규와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역할을 해줬다. 부산 KT전에서 김종규가 18득점-5리바운드, 길렌워터가 24득점-7리바운드을 기록했다. 11일 안양 KGC전에서는 김종규가 23득점-7리바운드, 길렌워터가 19득점-15리바운드로 분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종규와 길렌워터, 두 핵심 콤비의 위력을 100%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가드진에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진 감독은 "가드가 게임 리드, 볼배합을 제대로 못 해주고 있어 김종규-길렌워터의 호흡이나 시너지 효과를 얘기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답답해 했다.
창원 LG는 최근 두 경기 모두 경기 후반 집중력 부족, 실책으로 자멸했다.
안양 KGC전 때는 리바운드에서 43-32로 앞섰는데도, 턴오버 19개를 기록하며 허탈하게 무너졌다. 상대의 전력에 밀린 게 아니라 스스로 주저앉았다. 부산 KT전도 3쿼터까지 6점을 앞서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가드진이 매끄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시즌 구상이 크게 어긋났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포인트 가드 김시래가 상무에 입대하면서 유병훈이 공백이 채워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유병훈이 합류하지 못하는 돌발상황이 벌어지면서 밑그림이 흔들렸다. 양우섭과 정성수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데, 역부족이다. 공격 때 상대의 압박 수비에 묶여 타이밍을 자주 빼앗기고, 실수가 속출해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김 진 감독은 "경험 부족에 따른 문제는 아니다. 양우섭과 정성수, 두 선수에게 긴장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일단 부상중인 맷 볼딘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브랜든 필즈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신인 드래프트를 통한 가드 보강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다. 물론, 이에 앞선 기존 가드 양우섭과 정성수가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해줘야 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