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패션위크를 향해 달려가는 서울패션위크가 오는 16일부터 엿새간 열리는 가운데, 세계 4대 뉴욕, 런던, 밀란, 파리 패션위크는 이보다 앞서 화제 속에 마무리 됐다. 4대 패션위크는 지난 9월 10일부터 4주 연속 열려 전세계 내로라하는 패션 관계자들이 미국과 유럽을 오가게 만들었다. 그 시작은 뉴욕 패션위크다. 9월 10일부터 17일까지 열렸다. 뉴욕의 바통을 이어 받은 것이 런던 패션위크다.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열렸다. 뒤이어 밀란 패션위크가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됐으며, 마지막으로 파리 패션위크가 9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개최됐다.
가장 먼저 전세계 패션 피플을 압도한 뉴욕 패션위크의 경향에 대해 요약하자면, 다양성이다. 2016 S/S 트렌드가 무엇이냐는 스포츠조선의 질문에 대한 톱모델 이영진의 대답 "요즘은 딱히 트렌드가 없는 것이 패션 경향"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뉴욕의 디자이너들은 제각각 다양한 아이디어를 런웨이로 뽐냈다. 또 이영진은 "트렌드라고 하기보다 복고는 전반적인 공통점"이라며 "여기에도 페미닌한 복고냐, 매니쉬한 복고냐, 포멀한 복고냐의 차이는 존재한다"라고 말했는데, 역시 1970년대 히피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흔적이 뉴욕 곳곳에서 엿보인다. 이외에도 온화한 블루나 페일 핑크 등, 편안한 색채가 쨍하게 밝은 색감보다 많이 사용되었으며, 스테디셀러 스트라이프가 다양하게 변주된 점도 눈에 띄었다. 에던이나 트리나 터크 등 다수 브랜드가 어깨와 쇄골을 드러내는 의상을 선보여 내년 유행을 예감케 했다. 또 최근 눈에 띄는 경향, 하이엔드 패션과 스트리트 룩의 결합이 이제 스포츠룩에서 파자마로까지 뻗어나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였다. 캘린 클라인과 타쿤, 알렉산더 왕 등에서 실크 파자마와 라운지 웨어를 선보였다.
뉴욕 패션위크에 비해 디자이너들의 개성이 좀 더 뚜렷한 런던 패션위크의 경우, 패럿 그린이 새로운 시즌 컬러로 불리게 됐다. 런던 신진 디자이너 몰리 고다드(MOLLY GODDARD)와 피터 옌슨(Peter Jensen)을 비롯, 한국의 이정선 디자이너(J JS Lee) 등이 사용한 패럿 그린은 선명한 황록색이다. 이외에도 다양해진 카디건과 거대해진 소매 등이 런던 패션위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밀란 패션위크의 경우, 밀리터리에서 영향을 받은 재킷과 좀 더 가벼워진 소재감이 눈에 띄었다. 끝으로 가장 화려한 파리 패션위크는 명품 브랜드 들이 역시나 럭셔리하면서도 재치있는 스타일링을 보여줘 호평받았다. 특히 칼 라커펠트 호 샤넬 에어라인이라고 불린 샤넬의 이번 런웨이는 공항을 주제로 펼쳐졌다. 파리 패션위크를 언급하면서 언젠가부터 디자이너 릭 오웬스의 런웨이도 빼놓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시즌 그는 사이클로프스(그리스 신화 속 외눈박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일명 인간 백팩을 선보여 파리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지난 1월에는 성기노출 의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그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만의 초현실적 세계관에 패션피플들을 초대하는 것에 성공했다.
한편 한국의 패션 피플들이 4대 패션위크를 보다 반가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곳곳 등장하는 한국 셀러브리티들 때문이다. 뉴욕패션위크에서는 소녀시대 수영과 샤이니 민호, 설리와 소녀시대를 탈퇴해 디자이너로 변신한 제시카 등이 목격됐으며, 런던 패션위크에는 배두나가, 밀란 패션위크에는 CL이 참석했고, 파리 패션위크에는 박신혜가 참석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