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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승리 두산의 숨은 소득, 스와잭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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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두산 베어스는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8부 능선을 점령했다. 그런데 이 승리는 두산에 또 다른 큰 소득을 안겨줬다. 바로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외국인 투수 앤서니 스와잭의 휴식이다. 스와잭을 안쓰고도 2차전까지 이기면서 향후 두산의 불펜 위력은 더욱 커지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스와잭은 지난 6월부터 두산에 합류한 외인 전력이다. 두산과 계약한 이후 20경기에 나와 5승7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했다.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원래 보직은 선발이었지만 선발에서 강력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 맞춰 과감하게 스와잭의 보직을 변경했다.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전환한 것이다. 사실 이같은 계획은 이미 시즌 막바지에 시험가동된 바 있다. 스와잭은 마지막 2번의 등판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섰다. 지난 2일 광주 KIA전과 4일 잠실 KIA전에서 불펜으로서의 가능성을 시험받았다. 2일 광주 경기에서는 1⅓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4일 경기에서는 2⅓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를 통해 김 감독은 스와잭의 불펜 전환에 관해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두산은 불펜이 약한 편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불펜의 평균자책점이 무려 5.41로 리그 전체에서 9위였다. 마운드의 힘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큰 고민거리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김 감독은 스와잭이 불펜에서 힘을 보태주길 바란 것이다.

지난 10일에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스와잭은 이런 김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8회 1사 1루에서 함덕주의 뒤를 이어 등판한 스와잭은 2이닝이나 버텨줬다. 비록 나오자마자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함덕주의 자책점이 된 1실점을 했으나 차츰 안정을 찾았다. 어쨌든 경기후반 2이닝이나 버텨준 것은 팀에 매우 큰 힘을 실어준 것이다. 스와잭이 아니었다면 두산은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두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스와잭은 1차전에서 불과 24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2이닝을 매우 공격적으로 승부했다. 2차전에서도 나올 여력이 있었다. 어차피 모든 경기가 총력전인 포스트시즌인 만큼 스와잭 또한 불펜 대기중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결과적으로 스와잭을 안쓰고도 이겼다. 이게 중요하다. 스와잭은 그 덕분에 2일의 휴식을 얻게 됐다. 24구 투구의 피로감 따위는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수 있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준플레이오프 3차전 그리고 이후에도 한층 좋은 컨디션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산으로서는 2차전에서 스와잭없이 이긴 게 1승 이상의 소득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