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두 명의 핵심 자원을 잃었다. '손샤인'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양쪽 측면을 담당하는 선수들이었다. 날개가 꺾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멀티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 이청용이 빠졌지만 멀티 자원이 있어 이들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8일(한국시각) 쿠웨이트시티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쿠웨이트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4차전.
이날 슈틸리케 감독이 손흥민과 이청용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레퀴야)를 점찍었다. 구자철은 그 동안 섀도 스트라이커 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됐다. 남태희는 이청용의 백업 멤버였다. 그러나 오른쪽 측면 공격 외에도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눈에 띄는 활약은 한 선수는 구자철이었다. 부지런히 뛰었다. 강한 압박을 펼쳤다. 포어체킹(전방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해 역습으로 이어가려 했다. 적극적인 수비도 돋보였다. 포백라인까지 내려와 물샐 틈 없는 수비에 힘을 보탰다.
'킬러 본능'도 폭발시켰다. 전반 12분이었다. 박주호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구자철이 머리로 받아넣었다. 상대 선수가 막아섰지만,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구자철은 3월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이후 6개월여 만에 골맛을 봤다.
구자철은 후반에도 제 몫을 다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간헐적인 역습 상황에서 날린 슈팅은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26분에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그러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구자철의 성적표는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반면, 남태희는 존재감이 부족했다. 오른쪽 풀백 장현수(광저우 부리)의 오버래핑이 활발하지 않아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남태희는 3월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 최종명단에 포함된 뒤 6개월여 만에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후반 17분 한국영(카타르SC)과 교체아웃됐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