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마침내 300탈삼진 고지를 점령했다. 사이영상 경쟁서도 강력한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됐다.
커쇼는 5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삼진 7개를 추가하며 시즌 30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200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 이후 13년만에 메이저리그 '300K' 투수가 된 커쇼는 팀 동료인 잭 그레인키, 시카고 컵스의 제이크 아리에타와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3파전을 더욱 뜨거운 양상으로 몰고 갔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의 정규시즌 최종전. 이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최종전 관례에 따라 선수 중 한 명을 일일 감독으로 앉혀 지미 롤린스가 지휘봉을 잡았다. 롤린스는 커쇼가 4회초 투구 도중 투구수가 60개에 이르자 마운드에 올라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마운드를 내려가던 커쇼는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를 했다.
커쇼는 3회초 멜빈 업튼 주니어를 74마일짜리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시즌 300번째 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이어 4회초에는 1사후 얀게르비스 솔라르테를 90마일 슬라이더로 301번째 탈삼진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다저스 투수가 300탈삼진을 올린 것은 1966년 샌디 쿠팩스 이후 49년만이다. 쿠팩스는 1963년, 1965~1966년 등 세 차례 300탈삼진을 달성했다.
커쇼가 60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플레이오프에 대비하기 위한 것. 커쇼는 오는 10일 뉴욕 메츠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서 무리를 할 필요가 없어 300탈삼진을 채운 뒤 3⅔이닝 2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강판했다. 경기에서는 다저스가 6대3으로 승리했다.
이제 관심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향방이다. 16승7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한 커쇼는 탈삼진과 투구이닝(232⅔) 1위를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은 3위다. 19승3패를 마크한 그레인키는 평균자책점(1.66)과 승률(0.864), 대체선수대비승수(9.4) 1위를 기록했다. 아리에타는 11연승 등 후반기 불같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22승6패, 평균자책점 1.77로 시즌을 마감했다.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
커쇼는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두 투수에게 뒤지지만, 후반기 들어 특급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고 13년만에 300탈삼진을 달성함으로써 사이영상 투표 기자단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